"또 너냐? 지긋지긋하다" 안세영 마주한 中 천위페이, 4강서 '멘붕' 예고
4강 상대는 '숙적' 천위페이, 역대 전적 14승 14패 '초박빙'
최근 기세는 안세영 압승... 中, 안세영 독주 막기 위해 총력전
'셔틀콕 여제'의 3연패 위업, 이제 단 두 걸음 남았다

[파이낸셜뉴스] "또 만났네, 또 만났어."
마치 운명의 장난 같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이 아닌 '설렘'이다.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국보,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이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를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건 지긋지긋한 인연, 중국의 천위페이(4위)다.
안세영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덴마크의 리네 크리스토페르센(26위)을 상대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무력시위'를 펼쳤다.
경기 시간은 고작 34분. 세트 스코어 2-0(21-8 21-9). 점수 차가 말해주듯, 그것은 승부가 아니라 일방적인 '강의'에 가까웠다. 1세트 초반부터 11-4로 벌리더니,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절묘한 헤어핀과 대각 스매시로 코트를 지배했다. 2세트 역시 자비는 없었다. 안세영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며 손쉽게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 시선은 준결승으로 향한다. 상대는 '숙적' 천위페이다. 천위페이 역시 같은 날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을 꺾고 올라왔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4승 14패. 숫자만 놓고 보면 팽팽한 호각세다. 하지만 '속빈 강정' 같은 숫자놀음에 속아서는 안 된다. 과거 안세영이 성장통을 겪던 시절 천위페이가 '천적'으로 군림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지난해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상대로 5승 2패를 거뒀다. 특히 가장 중요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준 안세영의 퍼포먼스는 천위페이에게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은 절망감을 안겨줬다. '안세영 시대'가 도래했음을 전 세계에 선포한 순간이었다.
중국 배드민턴계는 지금 비상이 걸렸다. 이번 대회 8강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 한훼가 기권하며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이 기댈 곳은 오직 천위페이 하나뿐이다. 중국 입장에선 안세영의 3연패를 막고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천위페이에게 모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세영은 흔들림이 없다. 작년 한 해에만 무려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승률 94.8%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그다. 누적 상금 100만 달러 돌파는 덤이다. 그녀는 이미 '인간계'를 넘어 '신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세영에게 천위페이는 이제 넘어야 할 산이 아니다. 자신이 '세계 최강'임을 증명하기 위해 밟고 지나가야 할 가장 확실한 '제물'일 뿐이다.
과연 안세영은 중국의 마지막 저항을 뚫고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라는 금자탑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안세영의 라켓 끝이 다시 한번 중국 대륙을 겨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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