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등기 실수' 2.6조 땅 남의 손에…압구정3구역 소송 나선다

이민하 기자 2026. 1. 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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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현대건설 등을 상대로 2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 소유권 소송전에 나선다.

조합은 "3차, 4차 아파트 대지권에 대한 토지등기부의 기재 내용과 각 세대 집합건물 등기부 전유부분 기재 대지권 등기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4차 아파트 대지권, 현대건설 지분 등의 등기사항에 분모 11839.6과 541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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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현대건설 등을 상대로 2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 소유권 소송전에 나선다. 1970년대 현대아파트 준공 과정에서 발생한 등기 실수가 결국 토지 지분 정리를 위한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압구정3구역 3차, 4차, 10차 아파트 대지권 관련 소송(비송사건 등 포함) 등 용역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압구정 3구역은 전체 면적 36만187.8㎡로 현대 1~7차, 10, 13, 14차 3946가구가 조성된 아파트지구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아파트 5175가구 규모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소유권 문제가 되는 부지는 이 중 현대 3, 4차 아파트의 필지 9곳(총면적 4만706.6㎡)이다. 현재 해당 토지는 서울시,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 등이 토지를 소유하게 된 건 단순한 '서류 실수' 탓이다. 과거 건설사가 등기 과정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건물과 대지에 대한 소유권을 모두 넘겼어야 했는데 건물 소유권만 넘기고 토지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으면서 생긴 결과다. 이렇게 취득한 토지 소유권 중 일부는 서울시에 기부채납(공공기여)됐으며 이후 남아 있는 토지의 가치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지구단위계획/그래픽=이지혜

지난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3, 4차 아파트 소유주 중 125명이 현대건설이 보유한 필지 중 2개 필지(시가 약 1250억원)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법원은 지난해 10월 현대건설에 조건 없이 땅 소유권을 소유주들에게 돌려주라고 화해 권고했다. 화해권고는 이후 당사자가 기한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이 경영진의 배임 우려를 이유로 법원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조합이 이번에 공고를 통해 밝힌 소송 대상은 모두 10개 필지다. 용역업무는 현대 3차, 4차 아파트 대지권에 대한 등기사항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경정등기신청, 점유취득시효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 소송(비송 포함)이다.

조합은 "3차, 4차 아파트 대지권에 대한 토지등기부의 기재 내용과 각 세대 집합건물 등기부 전유부분 기재 대지권 등기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4차 아파트 대지권, 현대건설 지분 등의 등기사항에 분모 11839.6과 541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3차, 4차 아파트 9개 필지의 토지 등기부에는 '공유지분의 합이 1을 초과함'이라고 기재된 상태다. 다른 용역업무는 현대 10차 아파트 내 1개 필지의 대지권 정리 업무다. 10차 아파트 중 압구정 436번지(185.8㎡) 대지는 현대 미등기 상태이므로 이를 등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 조합에 협력하지만 법적 절차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사업이 원만하고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라며 "다만 상장사로서 객관적인 의사결정 근거와 절차를 갖추지 못하면 배임 우려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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