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에서 김밥·대창까지…SNS 삼킨 '두쫀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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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가 쿠키를 넘어 김밥·케이크·호떡·통대창까지 끝없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SNS 알고리즘을 점령한 이 디저트는 다양한 형태와 식감으로 진화하며 단순한 유행을 넘어 디저트 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한편 두쫀쿠 열풍으로 호황을 누리는 일부 가게들은 '매출 효자'라며 웃음 짓는 반면, 치솟는 원가와 불확실한 유행 지속성 앞에서 고민에 빠진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달콤함과 쓴맛이 교차하는 두쫀쿠 열풍을 살펴봤다.

밈 그 자체가 된 디저트, 두쫀쿠
두쫀쿠는 2024년부터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초콜릿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로 만든 필링을 마시멜로로 얇게 감싸 동그랗게 빚어, 겉보기에는 초콜릿 모찌처럼 보인다.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두바이 쫀득 쿠키'의 네이버 포털 내 검색량은 전달 대비 약 3700%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월 한 달간 총 검색량은 133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배달앱에서도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픈런이 이어지며 판매 시작 30분 만에 품절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제 두쫀쿠는 다양한 밈으로 확장되며 SNS를 달구고 있다. '두케팅(두쫀쿠+티케팅)', '두쫀쿠 김장(집에서 두쫀쿠 만들기)' 같은 신조어가 탄생했고, 두쫀쿠 모양 이모지와 매장별 판매 재고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두쫀쿠 맵', 주식 가격을 두쫀쿠 개수로 환산해 표기하는 밈까지 등장했다.

유명인들이 불 붙인 열풍
열풍에 불을 붙인 건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SNS 인증 세례다. 아이돌과 배우, 예능인,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퉈 두쫀쿠를 먹방을 선보였고, 관련 게시물과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며 인기를 폭발적으로 키웠다.
특히 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은 지난해 출연한 예능 프로에서 "두바이 초콜릿에 꽂혀있다. 두바이 초콜릿은 유행이 아니라 스테디"라고 말하며 2025년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두바이 초콜릿을 꼽기도 했다. 최근에는 입술에 카카오 파우더를 묻힌 채 두쫀쿠를 먹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그것 봐, 내가 이건 유행이 아니라고 했지"라는 문구를 덧붙여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안성재 셰프도 열풍에 가세했다. 그가 2주 전 유튜브에 공개한 '두쫀쿠 만들기'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400만 회에 이른다. 다만 아이들을 위해 카다이프를 과하게 넣은 건강식으로 만들어 '안두바이 딱딱 강정'이라는 항의성 댓글이 1만 개 이상 달리는 등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두쫀쿠, 쿠키가 아니라고?
이름과 달리 두쫀쿠는 사실 '쿠키'가 아니다. '두바이'와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카다이프라는 재료 외에는 없다. 카다이프는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생긴 중동 지역의 국수다.
두쫀쿠는 온전히 한국에서 만들어진 디저트다. 찹쌀떡처럼 쫀득한 겉면 속에 노릇하게 구운 카다이프가 들어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소리가 난다. 쫀득함과 바삭함이 대비를 이루는 이 이질적인 식감이 독특한 중독성을 만든다.
두쫀쿠라는 이름은 디저트 업체 '달라또'에서 처음 사용했다. 달라또 측은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 잦아든 뒤 쫀득 쿠키를 개발하며 두 요소를 결합해 '두바이 쫀득 쿠키'를 론칭했다. 현재의 유행하는 마시멜로로 감싼 동그란 형태는 '몬트쿠키'에서 처음 시도한 방식으로 알려졌다.
끝없는 변신…김밥에서 통대창까지
두쫀쿠의 진화는 멈출 줄 모른다. 로컬 카페와 베이커리, 떡집은 물론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까지 가세해 각양각색의 두쫀쿠를 선보이고 있다.
수건케이크 모양의 '두쫀쿠 수건케이크'부터 기다랗게 말아낸 '두쫀쿠 김밥', 굵고 통통한 '두쫀쿠 통대창'까지 생김새도 다양하다. 이 밖에도 빼빼로, 호빵, 와플, 타르트, 크레페, 약과, 젤라또 등 각종 변형 메뉴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CU는 카다이프초코 쫀득찹쌀떡, GS25는 두바이 쫀득초코볼, 세븐일레븐은 카다이프 쫀득볼, 이마트24는 초코 카스테라 카다이프 모찌를 출시했다. 가격대는 3000~5000원 선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풍은 가라앉기보다 오히려 거세지는 분위기다. 1인당 구매 개수 제한에도 조기 품절이 이어지며 '돈 있어도 못 사는 두쫀쿠'라는 말까지 나온다. 두쫀쿠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이렇게라도 가져야겠다'며 두쫀쿠 모양 키링, 피스타치오·초콜릿 컬러를 활용한 네일아트와 패션 아이템, 피스타치오 향 향수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원재료 가격 폭등…소상공인 울면서 웃는다
문제는 가격이다. 유행 초기 4000원대에도 판매됐던 두쫀쿠는 인기가 치솟으며 현재 일부 매장에서는 개당 1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가게 주인들은 "원재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며 벌어진 현상이다.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카페 사장은 "카다이프 가격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00g에 7900원이었는데 지금은 1만 5000원 수준"이라며 "재료비가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지만 카페 홍보 효과 때문이라도 두쫀쿠를 팔고 있다"고 호소했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가격도 두 배 넘게 오르며, 원재료비가 판매가의 60%에 육박한다는 업주도 있다.
재료 수급 불안정을 노린 사기도 잇따르고 있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원재료의 단가표를 제시한 뒤, 최소 주문 물량을 핑계로 거액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계좌번호만 전달하고 사업자등록증은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행이 언제 끝날지 몰라 판매 시작 여부를 고민하는 소상공인도 있고, 중대형 베이커리나 제과 업체가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경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두쫀쿠가 효자"라며 어려운 경기 속에서 매출을 책임져 준다는 목소리도 높다. 두쫀쿠가 확실한 미끼가 돼 음료와 다른 제과류 매출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이다. "두쫀쿠가 여러 카페 사장을 살린다", "특별히 필요한 장비가 없고, 제조 난이도도 낮아 재료만 안정적으로 수급되면 효자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철 유행일까, 새로운 카테고리일까
두쫀쿠는 디저트를 넘어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밈이자 문화로 소비되고 있다. 재밌는 식감과 형태를 앞세운 두쫀쿠는 알고리즘을 타고 일종의 놀이처럼 공유되며, 연초 식품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다만 달콤한 열풍 뒤에는 원가 부담과 유행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공존한다. 두쫀쿠가 한철 유행으로 남을지, 새로운 디저트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지는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때 유행했던 '탕후루'처럼 반짝 떴다 사그라들지, '마라탕'처럼 특유의 팬층을 형성해 지속적인 수요를 이어갈지 추이가 주목된다.
정효림 기자 jhli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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