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기 부인 '법카 의혹'에 '봐주기 수사'?... 공용 여부 확인도 안 한 경찰

문지수 2026. 1. 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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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의 서울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내사한 경찰이 있지도 않은 구의회 조례·규칙을 근거로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정인은 2022년 9월 20일 조진희 당시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의회 행정재무위원회의에 참석 중이던 오전 11시 51분과 오후 6시 38분에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내역을 토대로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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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원내대표 아내 이모씨 법카 유용' 의혹
내사한 동작경찰서 수사팀, 최종 불입건 결정
"부의장 법카 의원 공용 사용 가능 조례 확인"
동작구의회 조례·규칙상 관련 내용 적시 X
이씨, 법카 쓴 활동이라 추측한 행사 참여도
서울청 공수대, 8일 공천 헌금 피의자 소환
5일 서울 동작구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사무실 앞을 지역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의 서울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을 내사한 경찰이 있지도 않은 구의회 조례·규칙을 근거로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밖의 무혐의 처리 근거도 매우 빈약한 것으로 파악돼 경찰이 작심하고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024년 4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관련 사건을 넘겨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진정인은 2022년 9월 20일 조진희 당시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의회 행정재무위원회의에 참석 중이던 오전 11시 51분과 오후 6시 38분에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내역을 토대로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사건을 쥐고 있던 동작경찰서는 8월 27일 증거 부족을 이유로 입건 전 조사 종결했다.

서울 동작경찰서가 2024년 8월 27일 작성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 부인 법카 유용 의혹' 관련 불입건 결정 통지서 발췌. 독자 제공

8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동작경찰서 불입건 결정 통지서에는 '법인카드는 부의장 외 다른 의원들도 의정활동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조례·규칙을 확인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법인카드를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아니라 다른 구의원이 썼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조례 규칙에 따른 적법한 사용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작구의회 조례에는 경찰이 근거로 든 '법인카드가 구의원 공용'이라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의회가 준용하는 '업무추진비 집행 관련 규칙' 행정안전부령에서도 업무추진비는 '지방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의 직무수행과 의정활동 수행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정의돼 있을 뿐이다. 구의회 관계자는 "부의장의 법인카드는 당사자가 사용하며, 다른 의원들은 의회 회기 때 공통경비 명목의 카드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관련 조례·규칙을 확인했다는 내용 자체가 허위라는 것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2022년 9월 20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한가족 장애인 예술제' 행사에 참석한 모습. 동작구의회 홈페이지 제공

동작경찰서가 내세운 무혐의의 다른 근거들도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법인카드가 결제된 동작구 소재 식당 부근에서 '한가족 장애인 예술제' 행사가 진행됐고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그날 피부과 진료를 받은 게 확인됐다고 불입건 통지서에 적었다. 법인카드가 사용된 걸로 보이는 의정활동 장소가 아니라 피부과 병원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은 이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진까지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행사 관계자도 "사모님이 오후 4시까지 있었고 연설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경찰청이 최소 세 차례에 걸쳐 동작경찰서에 보완수사를 지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원내대표의 전 보좌직원은 지난해 11월 동작경찰서에서 '김 전 원내대표의 차남 대학 편입 의혹' 참고인 조사 당시, 과거 '법카 유용 의혹' 수사팀이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에게 '공천 헌금'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의원 전모씨가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은 현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원내대표에게 공천 헌금 1,000만 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전 동작구의원 전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1,0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탄원서에 해당 내용이 있다"며 의혹을 사실상 시인했다.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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