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환율 안정, 투자 유치 외에는 길이 없다
정부의 규제 리스크
환율 상승은 그 대가다
한국 경제와 기업이
더 매력적으로 변해야
달러가 들어온다

우리나라는 환율이 오르면 모든 경제정책이 만사휴의(萬事休矣·헛수고)다. 식량과 에너지 등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환율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다른 모든 포퓰리즘으로 얻은 정치적 지지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작년 11월까지 달러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2.3%였는데 원화 기준으로는 2.2% 상승했다. 국민은 경제 상황을 지표로 파악하지 않는다. 체감하는 물가는 더 올랐다.
달러의 공급과 수요를 보자. 무역수지는 작년에도 1200억달러 정도 흑자를 냈다. 서비스수지가 250억달러 적자였지만 외국에 투자한 자산에서 얻는 수익인 본원소득수지에서 300억달러 흑자를 냈다. 금융계정을 보면 해외 직접투자가 380억달러, 외국인 투자는 50억달러로 330억달러가 유출되었다(외국인 투자, 해외 투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40억달러, 153억달러로 한 해 약 500억달러의 수요가 여기서 생긴다). 미국에 대한 10년간 매년 200억달러 투자 약속도 수요 증가 요인이다. 증권 투자에서는 해외 투자가 750억달러에 달하고, 외국인 투자 유입이 280억달러에 그쳐 470억달러 마이너스였다. 여기에 장래의 외화 수요와 원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거주자 외화 예금이 50억달러 증가했다.
이 중 단기간에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증권 투자가 이번 환율 급등의 원흉으로 지목되었다. 작년 우리 주가 상승률이 75.6%로 세계 1위였음에도 왜 우리 국민은 해외 증권 투자에 열을 올려 이렇게 환율 급상승을 초래했을까? 코스피 5000을 약속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은 저평가된 우리 주식이 제값을 받는 데까지는 유효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학 개미들이 집중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장차 더 많은 수익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곳들인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이 생기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는 말이다. 정부가 기업의 수익력을 훼손하는 일을 끝없이 저지르기 때문이다.
우선 전기료. 미국, 중국 기업들보다 더 높은 전기 요금은 ‘전기 먹는 하마’라는 AI뿐만이 아니라 전기를 많이 쓰는 모든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저해한다. 원전을 기피하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싶은 의욕에서 비롯된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을 가정용보다 산업용에 집중적으로 부담시킨 결과이다. 다른 경쟁국처럼 가정용을 더 많이 올리면 기업 경쟁력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기업에 더 많이 부담시키면 결국 모든 국민에게 전가되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력을 훼손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뿐이다.
다음 각종 노동 규제. 정년 60세 의무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제의 경직적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동자를 위한 조치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추가 정년 연장, 포괄임금 규제, 2030년까지 연간 근로시간 1700시간으로 단축 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모든 부담은 대주주만이 아니라 소액 주주도 부담한다. 직접 투자든 증권 투자든 이런 규제가 없는 나라의 기업에 투자하고 싶지 않을까?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그 밖에도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책이 허다하다. 미국, 중국과의 경쟁의 핵심이 이공계 우수 인력 양성으로 압축되는 상황에서 “MIT, 칭화대를 하나라도 만들어 보자”가 되어야 할 정책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지역 균형 발전 대책으로 순식간에 둔갑하는 나라다. 싱가포르, 아일랜드는 우수 인력 양성으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을 실현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조차도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투자할 때만 검토하자는 나라다. 한가하기 짝이 없는 자세다.
한 나라 돈의 가치는 국제적으로는 환율로, 국내적으로는 금리로 측정된다. 국내 경제가 부진하여 금리가 낮은 나라의 돈은 고성장을 계속하면서 금리가 높은 나라의 돈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IMF는 2025년 경제성장률이 미국은 2%, 한국은 0.9%가 될 것으로 본다. 이러니 달러 앞에서 원화가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 2022년 7월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상황이 3년 6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고 아직도 미국 금리가 1.25%p나 높은데 환율이 지금까지 버텨 준 것만 해도 기특할 따름이다.
환율 안정 대책은 한국 경제와 기업이 더 매력적이게 만드는 것 이외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다카이치 일본 총리, 중의원 해산.. 다음달 8일 총선 실시
- 국제>머스크, 내년말쯤 상용화된 로봇 나온다
- 트럼프, 그린란드에 미국이 ‘주권’ 행사하는 軍기지 원한다
- 유승민 딸 ‘임용 특혜 의혹’… 경찰, 인천대 압수수색
- 작년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 807억달러로 사상 최대…해외 주식 투자·외국인 투자금 증가 영향
- 이혜훈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적극적 재정 무엇보다 필요”
- 매 끼니 구워 먹으면 치매 위험 줄어, 대용량 가성비 ‘치즈’ 조선몰 단독 특가 입고
- 공수처, ‘통일교 편파 수사’ 김건희 특검·특검보 압수 수색
- ‘밀가루 0%’ 조봉창 명인 어육바, 1개 650원 초특가 공구
- 왜 비싸야 하나, 4만원대 스마트워치 구현한 한국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