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탓하더니…쿠팡 본사 ‘블랙리스트’ 몸통이었나

최지현 2026. 1. 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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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 자회사에서 2년 전에 블랙리스트가 문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회사 뿐 아니라 쿠팡 본사도 그 전부터 블랙리스트를 만들었고, 여기에 로저스 대표가 관여했단 정황이 나왔습니다.

최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0년 하반기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채용절차를 정기 점검합니다.

과태료 부과하는 선에서 끝났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노동부 점검을 앞둔 2020년 11월 12일.

쿠팡은 김앤장과 함께 대책 회의를 엽니다.

현안은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

고령자, 태도불량자, 해고 퇴사자 등을 콕 집어서, 이들의 채용을 막는 리스트라고 표현합니다.

2024년 쿠팡 CFS에서 들통난 '블랙리스트'와 사실상 판박이입니다.

당시 쿠팡 본사는 자회사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는데, 4년 앞서 본사 차원에서 관리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회의 결과를 정리한 이메일 수신자엔 해럴드 로저스 당시 부사장도 있었습니다.

[김준호/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 "결국에는 이 문제는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가 주체가 아닌 쿠팡 본사가 실질적인 주체라고 볼 수 있었던 거죠."]

위법성을 인식했던 정황도 뚜렷합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자평하며 김앤장에 검토를 요청하고, 이틀 뒤 리스트를 삭제하라고 담당자에게 지시합니다.

[신은종/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쿠팡이 이런 리스트를 관리했다는 것은 매우 전근대적인 시대의 블랙리스트를 연상시킬 만큼 매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2020년부터 위법성을 알았던 자료를 2024년까지 활용했다면,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2020년 당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특별근로감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블랙리스트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없이, 개인 비위로 해고된 전 임원의 왜곡된 주장이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KBS 뉴스 최지현입니다.

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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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cho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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