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관외 택시 불법 영업…손님 가로채고 요금은 '바가지'
불법 대기와 승차 유도 반복
영역 침범 넘어 요금 질서 파괴
지역기사 “방치땐 시민 피해
상시 단속 체계 마련을” 목청


"우리도 살기 힘든데 다른 지역까지 와서 승객을 태우는 상도의가 아니죠."
화성시 영천동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모(51)씨는 최근 역세권과 환승 거점을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관외 택시 영업 행태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박씨는 "다른 지역 번호판을 단 택시들이 동탄역 주변에 서서 손님을 기다리거나 눈치 보며 태우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이제는 가끔 있는 일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대 역세권은 인근 신도시와 서울로 오가는 승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교통 거점이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역사 주변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고, 그 틈을 노린 관외 택시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 현장 기사들의 설명이다.
박씨는 "역 앞에서 줄을 서 있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번호판 택시들이 슬쩍 들어와 서 있거나, 손님과 눈을 마주치며 먼저 다가가는 장면을 자주 본다"며 "정식 승차대가 아닌 곳에서 기다리다 손님을 태우고 바로 빠져나간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택시 기사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은 관외 택시의 불법 대기와 승차 유도가 단순한 영역 침범을 넘어 요금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해진 요금 체계와 지역 관리망을 벗어난 상태에서 이뤄지는 영업은 과다 요금 요구나 현금 결제 유도 등 각종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화성에서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 김모(57)씨는 "동탄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다른 지역 택시를 탔다는 손님이 있었는데, 평소 만 원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부르는 게 값이라며 6만원을 요구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식으로 관리받는 지역 택시는 그렇게 장사할 수 없다"며 "불법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관외 택시의 영업 문제가 논란으로 번지자 성남시는 지난해 사업 구역 밖에서 대기하거나 승차 영업을 한 관외 택시 불법 행위 483건을 적발해 행정 처분을 요청했다.
관외 택시 불법 영업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광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음에도, 일부 지자체는 관심 표명에 그치며 실질적인 단속이나 제도 개선에는 소극적이다. 이로 인해 지역별 대응 격차가 커지고, 불법 영업은 반복되고 있다는 말이 현장에서 나온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규정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불법 영업을 방치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현장 기사에게 돌아간다"며 "단속을 일회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상시 단속 체계를 마련하고,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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