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충주+청주” … ‘충청특별시’ 명칭에 충북 발끈

엄경철 기자 2026. 1. 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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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지사 “역사·정체성 훼손 … 도민 합의 거쳐야”
향후 통합 확장 가능성 내포 … 충북 소외론도 제기
8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대전·충남 통합구역의 가칭으로 제안된 '충청특별시'에 대해 "충북도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청타임즈] 대전·충남 통합 행정구역의 가칭을 `충청특별시'로 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이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단순한 명칭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 역사성, 상징성이 모두 걸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당장 충북에서는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의 앞 글자를 딴 지명'이라는 역사성이 훼손됐다며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분출됐다.

대전에서는 통합의 주체인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 통합 광역단체 명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김영환 지사는 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사적으로 볼 때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의 앞 글자를 딴 지명"이라며 "충남과 대전 통합시가 가져다 쓰는 것은 충북도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을 반대하지 않지만 충청특별시라는 명칭은 충청권 역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충북도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고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지사의 발언은 충북도민의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충주시와 청주시는 모두 행정구역상 충북도에 속해 있다. 지리적·행정적 상징성이라는 점에서 대전·충남 통합 행정구역의 명칭으로 사용하려는 충청특별시와는 괴리가 있다. 쉽게 말해 충청특별시가 출범한다고 하면 충북은 `충청'이라는 명칭만 빼앗기고 충청도에서 제외되는 듯한 느낌의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

특히 충청특별시가 향후 통합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명칭이라는 점에서 충북 소외론도 제기된다. 충북도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청권 통합에 `등 떠밀려' 참여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충청특별시 명칭을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는 지난 6일 국회에서 행정통합 추진 방안을 논의한 뒤 통합 시장을 6·3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6월까지 `충청특별시'를 출범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선제적으로 통합을 추진해온 대전과 충남은 지난해 통합시 명칭을 `대전충남특별시'로 정해 안을 내자 약칭 논란이 인 것을 감안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약칭이 `대충시'로 결정되면 통합을 대충했다는 비아냥을 받을 수 있고 충남을 먼저 넣어 `충대시'로 부르면 충남대학교의 약칭인 `충대'로 오인돼 충대로 대표되는 도시라 불리며 지역 정체성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대전·충남 통합 이후 장기적으로 충북과 세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명칭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발표 이후 졸속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합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던 이장우(국민의힘) 대전시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전은 아예 무시하고 충청시라고 하면 대전시민들이 받아주겠느냐"며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국회의원 몇 명이 밀실에 앉아 `충청시'로 정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충청시'는 대전시장이나 시민 입장에서 그냥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대전충남특별시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도 8일 기자회견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단순한 정치 구호나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행정 구조와 권한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라며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얼마나 완성도 있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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