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제 시작”… 삼성전자, AI날개 달고 올 영업익 150조 간다

이상현 2026. 1. 8. 18: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메모리 ‘하이퍼-불’ 예고
대신·씨티·맥쿼리 등 전망 상향
대만 난야도 영업익 1000% 폭등
“시스템·파운드리로 성장해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이라는 신기원을 기록한 배경에는 유래없는 인공지능(AI) 발 메모리반도체 ‘하이퍼-불’(초강세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150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8일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50조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118조원을 전망했으나 사흘 만에 30조원 넘게 올려 잡았다. 씨티증권과 맥쿼리도 150조원 이상의 실적을 예상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번 영업이익 20조원이 ‘하이퍼-불’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메모리 초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3조원,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208.2% 각각 증가했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에서만 17조원에서 최대 18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90%에 이르는 숫자다. 이 밖에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1조4000원, 디스플레이에서는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가전과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사업의 이 같은 괄목할 실적은 AI데이터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범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연쇄 상승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트렌드포스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AI·서버 시장 수요 확대로 지난해 4분기 메모리 가격이 50%가량 올랐을 것으로 전망한다.

PC용 범용 D램의 경우 1년 새 무려 7배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등 고성능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형 D램 생산능력(캐파)을 줄이고 있는 점 등이 주효했다.

실제로 D램 시장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대만 난야라는 업체는 지난해 10월 순이익이 20억 대만달러(약 94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06.4%나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평균 30%대 후반에서 40%선인 점을 고려하면 더 큰 수혜를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D램 가격의 큰 폭 상승과 HBM 출하량 급증에 따라 123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상반기 엔비디아, 구글의 HBM4(6세대) 공급망에 삼성전자의 진입 가능성 확대와 ASIC 업체들의 HBM3E 주문량 급증 등으로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26조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메모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HBM4에서 삼성전자가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HBM4 SiP(시스템 인 패키지) 테스트 최고점을 받는 등 실제 공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난해 16∼17% 수준이었던 HBM 시장점유율 또한 올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계 특성상, 환율과 범용 D램 가격 방향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AI발 메모리 시장 호황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주요 테크기업들의 AI 투자규모가 5270억달러(약 766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내년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HBM4 등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메모리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워 안정적인 성장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시황에 따라 등락이 반복되는 반면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환율 기조도 이번 역대급 영업이익에 한 몫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지만, 해외 투자 등 달러 기반 비용도 함께 늘어 환율만으로 영업이익 흐름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현시점에서는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 판매처 확대 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고,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2025년 4분기 및 연간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