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원식 국회의장 ‘개헌 시동’, 지방선거서 국민투표하길

2026. 1. 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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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7일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국민투표법 개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7일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부터 단계적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다음달 윤석열 1심 판결 이후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출범, 4월 국회 본회의 개헌안 상정·처리, 6월3일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 등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늦었지만, 의미 있고 실현 가능한 제안이다.

우 의장은 이날 국민투표법 개정 간담회에서 “새 헌법을 만들기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12년이 흘렀다. 국민투표법 개정은 여야의 개헌 의지를 확인하는 시금석인 셈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9번째 개정된 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2026년 역시 낡은 ‘87년 체제’에 머물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 정치 폐해 극복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 저출생·고령화와 기후변화 등 변화된 시대상 반영, 국민의 기본권 강화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제헌절에 “헌법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며 “국회가 ‘국민 중심 개헌’의 대장정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개헌은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을 넘겨받은 여야는 지난 대선 때 공히 개헌을 공약하고도 뒷짐만 지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은 윤석열의 12·3 내란을 헌법 정신으로 이겨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더욱 단단한 민주주의를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됐다. 개헌은 대한민국 구조를 바꾸는 일로, 고도의 정치적 합의가 요구된다. 손댈 곳이 한둘이 아니지만 지금 정치 상황에서 한꺼번에 다 바꾸려면 하세월이고,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여야 간 이견이 적은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개헌을 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 의장이 ‘합의 가능한 최소 수준’으로 제시한 5·18 등 민주주의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승인권 명시, 국가 균형발전 의지 반영 등도 그런 범주에 있다.

역대 정부에선 대선 전 개헌을 약속하고 집권 후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됐다. 대통령 임기 초반이 개헌의 적기이고, 국회엔 과거 개헌특위들이 만든 초안들이 있어 개헌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여야는 합의 가능한 사안으로 개헌안을 만들어 오는 6·3 지방선거 때 국민 뜻을 물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허투루 보내고 39년 만의 개헌 물꼬도 열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여야는 공약한 대로 즉각 개헌 논의에 착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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