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역사 새로 쓴 삼성, ‘발목 정치’ 딛고 일군 성과라 더 빛난다

2026. 1.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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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한국 기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촉발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기업 중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고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쾌거는 한국 기업의 저력을 보여준 동시에,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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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촉발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기업 중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고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마디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자국 우선주의 확산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특히 이번 실적은 기업 발목을 잡아온 정치·정책 환경을 감안해 보면 더욱 또렷하게 빛난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은 속도와 결단이 생명이다. 그러나 국내 환경은 기업의 도전을 뒷받침하기보다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규제 완화는 더디고, 세제·입지·인력 정책은 글로벌 경쟁국과 비교해 한참 뒤처져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앞다퉈 내놓는 동안, 한국은 ‘공정’과 ‘형평’을 앞세운 잣대 속에서 기업의 손발을 묶어 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기술과 시장으로 답을 냈다. AI 확산이라는 외부 환경이 기회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실적으로 연결한 것은 장기간 이어온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 그리고 위기 국면에서도 멈추지 않은 선택의 결과였다.정부 정책이 길을 닦아준 성과가 아니라, 오히려 제약을 뚫고 올라온 성과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정책 지원이 충분했다면 성과는 더 빨리, 더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목에서 정부가 읽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삼성전자의 쾌거는 한국 기업의 저력을 보여준 동시에,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기업이 정책의 벽을 넘느라 힘을 소진하는 구조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렵다. 규제는 합리화하고, 세제와 인프라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 첨단산업 인재를 키우고 끌어들이는 정책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기업이 온전히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정부가 이번 삼성전자가 세운 금자탑에서 읽어야 할 가장 분명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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