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6년 전에도 ‘채용 배제 블랙리스트’ 운영 정황
‘채용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

쿠팡이 2020년에도 채용 배제를 위한 블랙리스트를 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점검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향신문이 쿠팡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측을 통해 입수한 내부 e메일을 보면, 쿠팡은 2020년 11월 12일 고용노동부의 채용절차법 점검에 대비한다며 ‘쿠팡친구(전 쿠팡맨) 채용 과정에서 활용되는 심사숙고 고려 대상자 리스트 문제’를 공유했다.
e메일에는 해당 리스트가 ‘고령자, 운전 테스트 시 태도 불량자, 해고로 퇴사한 인력, 성범죄 이력자 등을 관리하다가 이들이 쿠팡친구에 지원할 경우 입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어 “이는 근로기준법 제40조의 근로자 취업 방해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고 명시했다. 채용 배제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행위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쿠팡도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나 명부를 작성·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e메일 작성자는 그 대안으로 ‘다른 우회적 방법으로 쿠팡친구 중 고객이나 공중의 안전을 위협할 잠재적 위험 인물의 입사를 예방할 수 있는지’ ‘리스트의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법률이 있는지’ 등을 김앤장이 추가로 연구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4일 메일에선 ‘심사숙고자 리스트’ 및 ‘과거재직자 재입사 추천/비추천 정보 모두 삭제’가 명시돼 결국 내부 삭제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쿠팡이 유사한 블랙리스트를 계속 운영한 정황이 2024년 2월 공익제보자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공익제보자 김준호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 간 쿠팡풀필트먼트서비스(CFS) 지역센터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블랙리스트’를 활용해 취업 지원자들을 배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리스트에는 1만6450명의 이름 등 개인정보와 취업 불가 사유가 담겨 있다. 이 사안은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상설특검 등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 측은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 운영 여부에 대한 경향신문의 입장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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