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이란 반정부 시위, 경찰 3명 사망…“하메네이 몰락” 구호 등장

김지훈 기자 2026. 1. 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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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반 이란 매체 “시위 11일간 38명 사망”
7일(현지시각)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이란 남서부 로르데간에서 벌어진 시위 소식을 전하며 보도한 시위의 모습. 출처 파르스통신

이란에서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 중 경찰관 3명이 연일 사망하고, “하메네이는 몰락할 것이다”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반면 이란 정부는 시위가 제한적이라며, 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각) “수도 테헤란 서부 말라르드에서 경찰관 샤힌 데간이 시위를 통제하던 중에 칼에 찔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파르스 통신은 전날 이란 남서부 로르데간에서 시위대가 경찰에 총격을 가하면서 경찰관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이날 오전 10시 상인들이 가게를 닫고 거리에 나와 구호를 외치며 시작됐다. 시위 초반엔 300명이 모였고, 일부 “폭도”들이 관공서를 공격하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격화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총을 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미르 하타미 이란 육군 총사령관은 “시위가 순식간에 혼란으로 변질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틀림없이 적들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수도 테헤란의 상인들이 이란 리알화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에 반발해 시작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2022~2023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발전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시위를 보도하며 “이란의 상황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시위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공공서비스와 통신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등 일상생활이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도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열린 내각 회의에서 “시위대에 대항해 어떠한 보안 조처도 취하지 말라”라며 “우리는 시위대를 칼과 총을 들고 경찰서와 군부대를 공격하는 폭도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부통령은 밝혔다.

반면 영국 기반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보고된 사망자의 절반인 20여명의 시위대가 총격으로 사망했다”며 “국영 언론들이 시위의 심각성을 계속 축소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영상에선 이란 서부 알리구다르즈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올해는 피의 해다. 알리는 몰락할 것이다”라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구호가 등장했다.

미국 기반 이란 매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가 벌어진 11일간 38명이 사망했고, 이중 경찰·보안요원이 4명, 미성년자 5명 등 시위 참가자가 34명이라고 발표했다. 미성년자 165명을 포함해 2217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이 매체는 이날 10개 대학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전국 45개 대학이 시위에 참여했다며 “학생들의 불만이 만연했고, 대학이 시위의 재생산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통신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시위대가 거리에서 “방관자가 되지 말고 시위에 함께하라”, “이건 마지막 싸움이다. 팔라비는 돌아올 것이다”라고 외치는 영상을 게시했다. 팔라비 왕조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됐고, 왕세자 레자 팔라비(65)가 미국으로 망명한 상태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분석해 새로운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인권은 테헤란의 부유층 지역인 셰미란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 “자유”라고 외치는 시위 영상을 공유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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