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성장 멈추면서 성장률 낮아져...국가 부채 감당할 세수 기반 약화 우려”

“미국 노동시장이 흔들리는 근본 원인은 노동력 성장 자체가 멈춰 섰다는 데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는데 집집마다 자녀 수는 줄고 있습니다. 신규 이민은 막혔는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으로 기존 근로자들까지 추방되면서 고용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고용 증가율이 둔화되고, 이는 결국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프리 프랑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WEEKLY BIZ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세금을 거둬 빚을 갚아야 하는데, 세수의 크기는 나라 전체가 벌어들이는 소득 규모, 즉 GDP에 따라 좌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06년 13조6200억달러에서 2026년 현재 38조5140억달러로 20년 만에 약 3배 수준으로 불어난 상태다. 그럼에도 미국의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9월 이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 노동시장 체력 약화를 드러낸 상태다.

◇“올해 금리 인하, 중단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시장 약화에 어떻게 대응할까.
“트럼프는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이 둔화되면 경기 부양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새 연준 이사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연준에 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요구하며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올해 미국 금리는 어떻게 전망하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강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금리 인하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5월에 끝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연임시키지 않을 것이지만, 파월이 임기 종료 후 일반 이사로 남을지는 불확실하다. 또 다른 변수는 법원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둘러싼 분쟁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다. 트럼프가 자신과 정책적으로 결이 맞는 인사들을 다수 임명할 수 있다면 연준 내에서 보다 무리한 통화 정책을 지지하는 다수파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미국 경제를 돌이켜보자면.
“트럼프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그는 전임자에게서 비교적 강력한 경제를 물려받았다. 지난해에도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견조한 편이었다. 다만 일자리 증가 속도는 크게 둔화됐고,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율 관세, 만성적인 불확실성, 혼란스러운 예산·인사 정책 등 트럼프식 정책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엔 그 부정적인 효과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빠르게 드러나진 않았다.”
-지난해 트럼프의 ‘관세 전쟁’ 여파를 평가하자면.
“관세는 분명 (수입품 가격 인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특히 관세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됐던 ‘자초한 상처’란 점에서 더 문제가 크다. (관세 여파로) 올해 인플레이션은 더 악화하고, 일자리 증가는 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경기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첨예한 미·중 갈등은 이어질 듯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이어질까.
“트럼프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무역 질서를 사실상 해체하고 있다. 과거의 체제(자유무역 체제)로의 완전한 회귀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미·중 갈등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얘긴가.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계속 중국을 공격하고 무역 제재로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스스로 이런 행동을 멈추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일방적인 승리를 쟁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트럼프는 이미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을 것이다. 이는 곧 미국의 힘에 한계가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국 같은 나라는 미·중 갈등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가능한 범위 내에서 미·중 양국 모두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특히 한국은 미국을 향해 ‘미국이 한국과 교역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중국 쪽으로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게 좋겠다.”
-특히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해법이 있을까.
“은퇴 연령 이상의 인구 비율이 늘어나면 (국가의) 전체 소득이 줄고, 그만큼 부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이민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 하는데, 나는 AI를 통한 ‘기적적인 생산성 폭발’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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