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떠난 後… 용산어린이정원 밑에 깔린 '오염물질'이란 잔재

최아름 기자 2026. 1. 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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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2023년 5월 임시개방
사실상 공원 아닌 정원
초반부터 두가지 지적
폐쇄성과 오염 위험성
새 정부 폐쇄성 해결했지만
위험성까지 사라졌을까

용산어린이정원은 2023년 5월 임시 개방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정부는 "국민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 설명을 붙였지만 정원은 목적과 달리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논란거리는 또 있었다. 정원 밑 오염물질의 정화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거였다. 이 문제는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전면적인 오염물질 정화 과정은 없었다. [사진 | 뉴시스] 

미군이 반환한 서빙고로 일대 기지가 '용산어린이정원'이란 이름으로 임시 개방한 건 2023년 5월이었다. 2022년 5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하 당시 직함)이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후 1년 만이었다.

미군 기지를 '정원'으로 만든 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럴듯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용산어린이정원을 둘러싼 의문은 대통령실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간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개방 후 용산어린이정원에선 이름대로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경기부터 공연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잠잠해진 건 아니었다. 가장 큰 비판점은 두가지, 폐쇄성과 위험성이었다.

먼저 폐쇄성부터 보자. 용산어린이정원은 개방 직후부터 목적과 운영방식이 일치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물리적 거리가 멀었다. 청와대 본관부터 시민이 다닐 수 있는 청와대 앞길까지의 거리보다 대통령실~용산어린이정원의 거리가 되레 길었다.

누구나 맘대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한강공원이나 서울숲 공원과 달리 휴관하는 요일과 출입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정원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신원 조회까지 해야 했다. 2023년엔 정부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이 정원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까지 터졌다. 목적은 시민을 위한 정원이었지만, 거기에 '시민'은 없었던 셈이다.

이번엔 두번째 비판점인 위험성을 보자. 2023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중금속, 휘발물질, 기타 오염물질이 기준치 아래 수준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오염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용산역ㆍ이태원공원ㆍ국립중앙박물관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란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는 15㎝의 흙을 덮어 이용객과 오염물질이 서로 접촉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구역은 아스팔트를 덮거나 보도블록을 까는 방식으로 오염물질과의 접촉을 막았고 일부 구역은 관람객에게 개방하지 않겠다는 플랜도 내놨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15㎝의 흙이 오염물질을 완전히 차단하는 '상책'이 아니란 비판이 이어졌다. 식물이 뿌리를 내리는 경우 15㎝보다 훨씬 깊게 들어가는데, 이런 경우 토양 속 중금속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사진 | 뉴시스]

이렇게 정부와 환경단체의 입장이 대립한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었고, 새 정부는 2025년 12월 29일 대통령실을 국방부 청사에서 청와대로 이전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운영 계획도 바뀌었다. 청와대 이전 다음날인 30일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명칭도 다양한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꿀 예정이다.

'오염물질'을 판단하는 시선도 달라졌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관람객의 접근성이 높은 구간의 토양을 모니터링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올해부턴 공기질ㆍ토양을 포함한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군기지 부지 반환부터 석면조사, 개방 이후 환경모니터링까지의 모든 과정에 '환경관리 매뉴얼'을 적용하겠다는 거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깔린 오염물질의 정화 계획은 '미완'으로 남았다. 환경단체는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미군이 오염 조사를 하고 정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군 주도의 조사ㆍ정화 과정이 끝난 후 공원을 재개방해도 늦지 않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참에 '안정성 문제'를 말끔하게 해소하잔 거다.

박은정 녹색연합 정책팀장의 말을 들어보자.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공원을 전면 개방하는 건 치적이 아니라 덮어쓰기다. 오염 정화 절차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때까지 전면 폐쇄를 해야 한다." 용산어린이정원의 비판점 중 하나였던 '폐쇄성'을 해소한 이재명 정부는 과연 '위험성'까지 털어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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