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 없애면 항공 탄소배출 75% 감축···인천-밀라노노선 1인당 배출량 가장 적다

비즈니스석을 없애고, 승객 탑승률을 높이면 전 세계의 항공기 운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항공 노선 가운데 승객 1인당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노선은 인천과 이탈리아 밀라노를 오가는 항공 노선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웨덴 린네우스대 연구진이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구와 환경’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연구진은 2023년 전 세계에서 운행된 3530만건의 항공편 중 2745만1887건의 상업용 항공편을 분석한 결과 프리미엄 좌석을 축소하고, 승객 탑승률을 높이고, 효율적인 항공기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75%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행 횟수를 줄이지 않고, 여행 욕구를 억제하지 않고도 획기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번 연구가 전 세계 항공편의 운영 효율성에 대해 평가한 최초 사례라고 전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2023년 2745만1887건의 항공편에는 약 35억5476만9475명의 승객이 탑승했으며, 이들이 비행한 거리는 6조8139억9116만7301㎞에 달했다. 이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를 145번 왕복 여행하는 것과 비슷한 거리다. 이로 인해 배출된 탄소는 약 5억77960만8750t으로, 이는 독일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논문을 보면 특히 비즈니스석과 퍼스트클래스 등 이른바 프리미엄 좌석의 경우 1인당 탄소배출량이 일반 좌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탓에 같은 연료를 소비하면서 태울 수 있는 승객의 수를 그만큼 줄어들게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비즈니스석의 경우 1인당 탄소 배출량이 이코노미석에 비해 3배 이상 많았고, 가장 넓은 프리미엄 좌석의 경우 최대 13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현재 79% 수준인 승객 탑승률을 약 95%까지 높이면 승객 1인당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좌석이 많을수록 같은 연료 소비량당 적은 승객이 탑승하면서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게 된다. 연구진은 연료 효율이 낮은 구형 항공기를 신형 항공기로 대체하는 것도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운행 중인 비행기들의 연료 효율이 개선되면서 비행 거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항공편 수가 급증하고 있는 탓에 항공 부문의 전체 탄소배출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50년 항공 부문 탄소배출량은 현재의 2~3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탄소 배출 측면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항공 노선은 인천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를 오가는 노선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노선의 승객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1.6g/㎞(1㎞당 g)로 추산된다. 프리미엄 좌석의 수가 적고 신형 항공기가 사용되고 있는 덕분이었다. 가장 비효율적인 노선인 파푸아뉴기니 국내선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은 888.3g/㎞로, 인천-밀라노 노선의 약 28배에 달했다. 전 세계 항공편의 평균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4.4g/㎞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항공 부문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연간 1억4460만t의 탄소를 배출했고, 중국은 4970만t로 2위를 차지했다. 3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는 영국(2410만t)이었다. 연간 760만t을 배출한 한국은 19위로 꼽혔다.
세계적으로 항공 부문은 탄소 배출에 있어 가장 불평등한 분야로 꼽힌다. 전 세계 인구의 단 1%가 항공 부문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전체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매년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하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0%에 불과하다. 특히 전 세계 인구 중 해외로 비행기를 타고 나가는 이들은 4%뿐이다. 미국,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항공편을 이용하는 인구는 각각 절반과 3분의 1에 불과하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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