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직’ 농협중앙회장, 연봉·퇴직금 각각 7억... ‘조직관리비’ 年10억
농협경제지주는 810억원 적자에도 성과급
’방만·부실 경영’ 종합세트 보여준 농협중앙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연봉으로만 7억원쯤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은 비서실 업무 추진비 카드를 깜깜이로 쓰고, 해외 출장에서는 규정보다 4000만원 넘는 돈을 더 썼다. 농협이 ‘비상근 명예직’으로 경영을 하지 않고 사고 발생 시 책임도 지지 않는 농협 회장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방만한 경영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12월 농협중앙회·농협재단에 대한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중간 감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농협 관련 비위 의혹이 집중 제기돼 농협의 투명성·책임성 제고를 위해 특별 감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상근 명예직인데 연봉만 7억원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협 회장은 농민신문 회장까지 맡으며 양쪽에서 보수를 받았다. 2024년 3월 취임한 강호동 회장은 지난해 중앙회에서 3억9000만원, 농민신문에서 3억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농협 회장의 보수를 확인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어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데도 중앙회는 ‘퇴직 공로금’ 명목으로 줬다. 이성희 전 회장은 2024년 퇴임하며 중앙회에서 3억2300만원, 농민신문에서 4억2000만원을 받았다. 회장의 연봉과 퇴직금은 최근 5년간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 회장은 다섯 번 해외 출장에서 숙박료 상한액(하루 250달러)보다 4000만원 넘게 돈을 더 썼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강 회장이 묵었던 가장 비싼 방은 222만원짜리 스위트룸이었다. 이 밖에 강 회장에게는 지역 조합이나 개별 부서에 마음대로 지급할 수 있는 ‘직상금’이 2024년에만 10억8400만원 주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자신에게 잘 보이는 조합 등에 회장이 자유롭게 줄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농협 회장은 비서실 업무 추진비 카드도 마음대로 쓰고 있었다. 농협은 해당 카드가 회장에게 배정되지 않았다며 사용 내역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수백억 적자에도 임원 성과급 지급
이 밖에도 농협의 방만 경영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경제지주는 2024년 810억여 원의 당기순손실이 났지만 임원들에게 특별 성과급을 줬다. 2022년 농협중앙회 정기 대의원 대회에선 300여 명의 조합장에게 220만원짜리 휴대폰을 나눠줬다.
각종 범죄와 비위도 많았다. 농협은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중 범죄 혐의가 있는 6건을 고발하지 않았다. 또 중앙회는 임직원의 개인 형사사건에 지난해 3억2000만원을 변호사비로 줬고, 농협재단의 한 임직원은 공금을 부정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비위 2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농식품부는 농협 임직원 금품 수수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38건을 추가로 감사하고, 이달 중 농업계,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농협 개혁 추진단’을 꾸릴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농협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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