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고의 교통사고 94차례…보험설계사 사기 덜미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한의사, 자동차공업사 등과 공모해 보험금을 타낸 보험설계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보험설계사 40대 A씨를 구속하고, 한의사 50대 B씨와 공업사 대표 40대 C씨 등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수원·화성·오산 일대에서 진로변경 방법 위반 등 교통법규를 어긴 차량을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내 총 94차례에 걸쳐 보험금 9억5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유형을 보면 전체 87%에 해당하는 82건이 진로변경 사고였고, 특정 교차로에서 동일한 방식의 사고가 13차례 반복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보험설계사로서 보험 제도와 보상 구조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범행에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편취한 금액 대부분은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됐다.
공범인 B씨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13차례에 걸쳐 A씨가 실제로 병원을 찾지 않았음에도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보험금 약 66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C씨 등 4명은 2019년 4월부터 2024년 3월경까지 14회에 걸쳐 차량 일부만 파손됐는데도 전체 교체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허위 확인서와 부풀린 견적서를 발행하고, 기존에 손상된 부품을 사고로 인한 파손인 것처럼 바꿔치기해 약 2700만원의 보험금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6월 보험사가 A씨의 고의사고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와 금융계좌를 압수해 공범들과의 연관성을 확인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조해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고의 사고임을 밝혀냈다.
또 A씨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면허 취소 처분도 받았다. 보험사기 이득액이 5억원을 넘을 경우 면허 취소가 가능하도록 한 관련 규정에 따른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 교통사고뿐 아니라 사고 후 허위나 피해사실을 과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된다"며 "앞으로도 병원이나 공업사가 가담한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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