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 너와 너의 멍냥이] 길냥이 입양했는데 '할미'가 된 건에 대하여
길에서 살던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이하는 게 마냥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양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환경을 잘 꾸며주고, 고양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의 행동도 조심하는 게 좋죠.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고양이를 동시에 두 마리 입양하신 집사님들입니다. 임신한 길고양이를 데려와 출산을 돕고, 세상에 태어난 새끼 한 마리도 가족으로 맞이하셨죠. 고양이를 돌보는 수고로운 일을 얻었으나, 동시에 사랑스러운 두 존재를 통한 무한 힐링도 얻었답니다. 두 고양이를 입양한 가족의 행복 가득한 이야기를 확인해 보시죠!

part1
복사 붙여넣기한 고양이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보호자님과 반려동물(마리, 마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마리(엄마 고양이, 1살 추청), 김마쵸(아들 고양이, 생후 8주 캣초딩)의 집사 '이맛나'입니다. 마리는 코리안 숏헤어 턱시도 고양이예요. 사람을 좋아하고 작고 예쁜 얼굴이 매력적이랍니다. 1년간의 길냥이 시절을 청산하고 25년 10월 2일 집냥이로 다시 태어났어요. 마쵸는 생후 두 달이 조금 지난 아깽이로 엄마를 꼭 빼닮은 턱시도 무늬의 캣초딩입니다. 하루 종일 온 집안을 뛰어다니는 체력 짱짱한 장난꾸러기입니다!

Q. 집사의 내새꾸 자랑을 빼놓을 수 없죠. 집사의 주접을 마음껏 보여주세요~
마리는 작고 예쁜 얼굴에 말이 아주 많은 수다스러운 귀여운 고양이입니다. 대답도 잘하고 엄마에게 잔소리도 곧잘 하는 편입니다. 화장실 치우라고 "야옹야옹" 항의(?)를 하고 옆에서 꼭 본답니다!
마리는 배를 만져주면 좋아하는 특이한 고양이예요. 물론 본인이 원할 때만 만져줘야 하죠~ 배를 살살 만져주다 보면 다리도 한쪽씩 들어주는 착한 고양이입니다!
마리는 약도 잘 먹어요. 츄르나 습식사료에 몰래 숨겨서 주면 아무 의심 없이 냠냠 잘도 먹는답니다. 거기다 음수량 걱정 없이 물도 아주 잘 먹고요.
하악질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순딩순딩하고, 털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미묘죠. 저희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털에 윤기가 남달랐어요.
냥셔니스타 답게 앞발은 짧은 흰 양말과 뒷발은 긴 흰 양말을 신었어요! 블랙과 화이트의 조화와 늘씬한 각선미가 매력적입니다~ 살짝 쳐진듯한 뱃살 또한 매력 뽀인트죠!!


마쵸의 매력 포인트는 깨발랄함 자체입니다! 저희 집에서 캣초딩을 담당해 아주 정신이 없어요. 종종 거실에서 방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가다 드리프트를 탈 때가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엄마의 미모를 '복사 붙여넣기' 한 것 같은 똑같은 턱시도 무늬와 양말을 신고 있고요. 아깽이라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핑크 젤리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엄마 사냥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꼬리, 다리, 몸통을 가리지 않고 덤벼요~ 마리도 젊은 엄마라 그런지 둘이 멱살잡이를 하며 장난치는 것 같아요!
마리와 마쵸는 항상 붙어 있을 만큼 사이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잘 때 똑같은 자세로 자는 걸 보면 신기해요!
캣초딩의 성장도 남다른데요, 모유를 혼자 먹어서 그런지 성장이 무척 빨라요. 2개월 정도 됐는데, 벌써 1.59kg이나 된다고 동물병원에서 칭찬을 받았어요!



part2
엄마가 가르치는 고양이로 사는 법
Q. 마리, 마쵸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셨나요!?
마리는 2024년 겨울, 남편 회사 동료의 자동차 보닛 안에서 구조됐어요. 당시 마리를 발견한 분들에 의하면, 마리는 생후 1~2주 정도 아주 작고 마른 상태였다고 해요. 회사 사람들이 분유를 먹이며 사무실에서 돌봤고요. 이후 사무실 공터에 집을 마련해 밥을 주며 키웠는데, 어느 날 배가 점점 불러오더니 마리가 새끼 6마리를 출산했대요. 마리의 첫 출산이었어요. 새 생명이 태어났다는 기쁨도 잠시. 새끼 6마리는 모두 고양이 별로 떠났다고 합니다.

남편이 마리를 처음 만난 건 올해 8월 즈음이에요. 마리가 어릴 때부터 사람 손에 자라서 그런지 유독 사람을 좋아했고, 남편은 그런 마리가 예뻐 퇴근 후 항상 시간을 보냈어요. 저에게도 종종 사진과 영상을 보내줬고요. 가끔 "마리, 우리가 키우면 안 돼?"라고 남편이 물었지만, 저에겐 17년을 키우고 떠나보낸 반려견 '포니'가 가슴속 큰 존재였어요. 포니를 보내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기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죠. 한 생명을 책임지는 게 어떤 건지 너무나 잘 알아 쉽게 "키우자!"라는 말이 나오질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올해 추석 즈음 마리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올해 추석 연휴가 아주 길었잖아요. 남편 회사도 10일 정도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 고양이 밥 줄 사람이 없었어요. '밥이라도 챙겨주자!'라는 마음으로 일단 데리고 왔는데요. 정말 신기했던 게 마리가 처음 본 저를 의지하더라고요. 집으로 가기 전 동물병원부터 갔는데, 차 안에서 남편이 아닌 처음 본 제 팔에 기대어 있었어요. 이동장이 처음이라 개구 호흡까지 하며 힘들어하길래 꺼내서 안아줬더니, 제 다리 위에 누워 5시간을 푹 자고요. 제 팔에 침까지 흘려 가면서요!!

이후 동물병원에서 마리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고, 저희 집에서 출산까지 하며 마리의 길생활은 끝이 났습니다. 마리라는 이름은 남편이 김말이 튀김 같다고 김마리, 마초처럼 자라라고 김마쵸로 지었답니다! 사실 마리는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뭔가 남달랐어요. 이곳이 자신의 집이란 걸 알았던 걸까요? 거실, 주방 한 번 순찰하고 마리 방으로 꾸며 놓은 곳에 들어가선 편하게 배까고 자더라고요!! ☺️

Q. 마리의 출산 과정이 순조로웠는지도 궁금해요!
마리의 임신을 처음 알았을 때 신기한 점은 마리가 한 마리만 임신했다는 사실이었어요! (보통 여러 마리를 임신해 출산하며, 한 마리 임신은 드물다고 해요!) 수의사 선생님은 마리의 출산이 임박했다며 주의 사항을 알려주셨고, 집에 와서 급하게 산실 텐트도 주문하고 고양이 출산 관련 유튜브도 찾아봤죠. 그렇게 마리는 저희 집에 온 지 4일째에 출산을 했는데요. 저희 남편이 마리의 출산을 직접 지켜보며 도왔답니다.



2025년 10월 6일, 마리가 산실로 마련해 준 텐트 안에 들어가 갑자기 낑낑거렸고, 양수가 탁 터졌다고 해요. 마리가 몸에 힘주는 게 느껴져 남편은 '인제 곧 새끼가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했대요. 마리는 남편이 보고 있는데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출산을 했어요, 믿을만한 인간이라고 느껴서 그랬을까요?☺️
아무튼 그러다 새끼가 나오긴 했는데... 머리가 아닌 다리부터 나왔다고 해요. 남편의 판단으로는 최대한 빨리 새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맞겠다 싶었대요. 마리가 힘을 줄 때 타이밍을 맞춰서 조금씩 당겨주고 하면서 출산을 도왔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마리도 마리지만 남편도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새끼가 나온 뒤로는 마리가 스스로 탯줄도 끊고 새끼를 계속 핥아 줬답니다. 그렇게 2025년 10월 6일 마리의 소중한 외동아들인 마쵸가 태어났습니다!

Q. 어미 마리와 새끼 마쵸까지, 동반 입양이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것 같아요!
제가 고양이 알레르기도 있거든요. 처음엔 '알레르기 때문에 나는 키울 수가 없다'라고 생각했죠. 신기하게도 함께 지내며 약 먹는 빈도수가 줄어들면서 알레르기가 조금씩 괜찮아지더라고요!? 앞서 말했듯, 밥만 챙겨주자고 데려왔지만 점차 '키울까?'라는 결론에 가까워졌어요. 그러다 두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기도 했고요. 나보다 더 잘 키워줄 사람에게 입양 보내자는 마음도 들었었는데... 그런 고민을 하는 사이 이미 마리와 마쵸에게 정이 들어버렸어요!
그리고 마리가 첫 번째 출산에서 새끼를 모두 잃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마리와 마쵸를 각자 다른 집으로 입양 보낼 수가 없더라고요. 현실적으로도 두 마리를 동시 입양 보낼 가능성이 적기도 했고요. 결국 '우리가 어떻게든 잘 키워보자'라는 마음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마리가 또 새끼와 이별하게 할 수는 없지'라는 생각이 컸기에 '동반 입양'을 결정하게 됐어요.

Q. 마쵸가 엄마 마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마리는 마쵸에게 화장실 사용법, 그루밍 하는 법, 물먹기, 스크래처 사용법 등등 많은 점을 가르쳤어요. 또 하지 말아야 되는 게 있으면, 마쵸를 물거나 뒷발로 팡팡하면서 훈육하기도 했고요.
그중에 마쵸가 제일 잘 배운 걸 하나 꼽으라면 '화장실 교육'이에요. 처음에 마쵸가 바닥이나 구석에 자꾸 쉬야를 하더라고요. 마리한테 하소연하듯 "마쵸한테 화장실 좀 알려주라"라고 얘기했는데요. 어느 날 마리가 화장실에서 이렇게 하는 거라고 보여주듯 직접 행동하더라고요!! 이후 마쵸가 정말 화장실에서 볼일을 봐서 너무 신기했답니다. 아! 그리고 처음에는 마쵸가 볼일을 보고 모래 덮는 것도 할 줄 몰랐거든요. 이것도 엄마가 하는 걸 보고 배웠는지 요즘은 모래도 야무지게 잘 덮어요~
스크래처 하는 법도 엄마에게서 아주 잘 배우고 있어요. 마리, 마쵸 인스타에서 제일 인기 많았던 릴스도 마리가 마쵸에게 스크래처하는 방법(영상보기)을 가르치며 함께 스크래칭 하는 영상이거든요~ 새끼냥이가 엄마와 함께 살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게 정말 신기해요! ♥️

Q. 엄마 마리 못지않게 집사님도 육묘에 많은 에너지를 들이셨을 것 같아요. 마리와 함께 육묘를 하며 느낀 점이 있으실까요!?
동물이든 사람이든 육아는 정말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걸 많이 느껴요~ 마리가 육아에 지쳐 보이는 순간이 종종 있는데, 그럴 땐 제가 마쵸랑 더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마쵸가 놀다가 금방 잠들기도 하지만 자고 나면 에너지가 충전돼 또 뛰어다니더라고요. 지치지 않는 체력에 마리도 저도 두 손 두 발 다 든 상태가 됐어요.
Q. 앞으로 고양이들과 지낼 날이 더욱 기대되는데요, 마리와 마쵸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요?
앞으로 마리와 마쵸가 이 집에서 함께 살면서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저희가 많은 노력을 해야겠죠! 지금 마쵸 마리 방이 따로 있는데, 마쵸가 조금 더 크면 방을 조금 더 재밌게 꾸며주고 싶어요!


Q. 먼 훗날 반려생활 이야기를 책으로 낸다면, 첫 문장은 어떤 문구로 하고 싶으신가요?
마리, 마쵸야 행복하니? 제가 제일 궁금한 부분이기도 한 이 말을 책의 첫 문장으로 쓰고 싶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털뭉치 가족에게 전달하고 싶은 편지를 적어주세요!
마리야 엄마야. 마쵸야 할미야.
앞으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아프면 참지 말고 꼭 나에게 알려줘 내가 항상 지켜줄게!
위 내용은 반려생활 이야기, 트렌드, 동반 장소, 의학 정보 등을 담은 동그람이의 뉴스레터 <☕꼬순다방>에 소개된 내용을 일부 소개한 콘텐츠입니다. 모든 내용이 궁금하다면 뉴스레터 구독 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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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인 동그람이 에디터 hi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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