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지 않느냐' 젠슨 황은 왜 HD현대를 치켜 세웠나

박지연 2026. 1.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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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 공개
"인간 개입 없는 자율주행 시대 눈 앞"
"테슬라와 달리 전 자동차 제조사 위한 기술"
독일 지멘스 연설서 HD현대 언급도
'디지털 트윈' 우수 사례로
젠슨 황이 6일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베라 루빈을 설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통해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시대가 곧 온다고 말했다. 또 인간 수준의 기능을 하는 로봇이 올해 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젠슨 황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엔비디아가 지향하는 자율주행 생태계는 테슬라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전날 특별 기조 연설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LA에 들어간 엔비디아 자율주행 스택을 공개한 그는 알파마요를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를 위한 표준 AI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젠슨 황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을 언급하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엔비디아는 차량을 직접 만들지 않고 다른 회사를 위한 기술을 구축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직접 생산한 차량에만 FSD를 적용하는 테슬라의 수직 생태계와 달리 엔비디아는 모든 자동차 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수평적 생태계를 바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우리가 (특정 구간에서 인간의 개입이 없는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 단계에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젠슨 황은 로봇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할 것이라고도 내다보며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작업을 할 수 있는 '인공일반지능(AGI)'이 올해 나타날 것이라 확신했다. 젠슨 황은 인간 수준의 기능을 갖춘 로봇은 언제쯤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엔 "내년"이라고 했다가 해가 바뀐 것을 막 인지한 듯 이내 "아, 올해"라고 다시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지 알고 있어서"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로봇 기술 발전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하랴, 기조연설 찬조 출연하랴…동분서주한 젠슨 황

롤랜드 부쉬(왼쪽) 지멘스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지멘스 기자회견 도중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번 CES의 슈퍼스타답게 젠슨 황은 이날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다. 그는 오전 독일 지멘스의 롤란트 부시 최고경영자(CEO)의 기조 연설에 등장해 양사가 디지털 트윈(가상 복제) 기술을 함께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 공간에 현실 세계와 똑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 '쌍둥이' 공간을 마련한 뒤 여기서 수많은 실험을 수행해 최적의 조건을 찾은 다음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젠슨 황은 특히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대표 사례로 HD현대 조선소를 꼽았다. 그는 "HD현대는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 조선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지멘스의 산업용 설계·제조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전체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며 "선박의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모두 반영돼 있으니 엄청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젠슨 황은 "실제 선박 크기를 그대로 옮긴 CAD(캐드) 기반 디지털 트윈으로 단순 설계를 넘어 컴퓨팅과 전자 시스템까지 하나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가상의 바다 환경에서 실제 운항까지 시뮬레이션하는 단계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HD현대는 지멘스의 산업용 설계·제조 소프트웨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연산 기술과 실사 수준의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옴니버스를 결합해 선박과 조선소를 하나의 가상 공간으로 통합하고 있다. 선체 구조는 물론 전자·전기 시스템, 배선, 공정, 작업자 동선까지 반영돼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디지털 복제가 구현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오후에도 양위안칭 중국 레노버 회장의 기조 연설에 초대받은 '테크 어벤저스' 중 첫 번째 주인공으로 등장해 양사가 협력한 'AI 클라우드 기가 팩토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라스베이거스판 깐부 회동'도 성사됐다. 젠슨 황은 오후 1시 55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20분 가까이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지난해 10월 말 서울 강남 '치맥 회동'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자율주행 등 AI 기반의 차량 기술 관련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베이거스=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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