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지리산 무단벌목 추적 3년…골프장 숲에서 포착된 '기적'

이상엽 기자 2026. 1. 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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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나무를 베고 골프장을 짓는 현장을 보도한 게 3년 전입니다. 보도 뒤 사업은 취소됐지만 망가진 숲은 되돌리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 숲에 생명이 다시 싹트기 시작했는데,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깊은 산속을 오가는 굴착기에 나무는 쓰러졌습니다.

오래 이곳에서 산 생물들은 도망가고 숨었습니다.

3년 전 밀착카메라가 다녀온 지리산 현장입니다.

[JTBC '뉴스룸' (2023년 4월 10일) : 지리산국립공원 근처에서 수십 년 된 나무 수천 그루가 잘려나가고 있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구례군이 축구장 210개 크기의 골프장을 1000억원을 들여 만들겠다고 썼습니다.

골프장 땅에 와보니 지금도 잘라낸 나무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서있는 이곳엔 밑동이 잘려나간 소나무가 있습니다.

이 공사로 21헥타르 숲이 사라졌습니다.

보도 이후 골프장 공사는 멈췄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곳을 원상복구하지 않았습니다.

딱 3년 전 제가 취재했던 지리산 벌목 현장에 다시 와봤습니다.

숲속 깊숙한 곳까지 굴착기가 들어와서 나무를 베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저쪽에 현수막이 하나 보이거든요.

구례군 산림과에서 붙인 현수막인데, 무단벌목 조사지역이다 이렇게 알리고 있습니다.

또 땅을 잘 살펴보면 야생동물 배설물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보겠습니다.

원래 숲이었던 곳이 지금은 이렇게 텅 비었습니다.

안쪽에 더 살펴보면 동물 발자국도 잘 보이네요.

인간이 파괴한 숲, 어떤 결과가 벌어질 지 우리도 알고 있었습니다.

[박홍진/주민 : 지리산은 구례 군민의 산도 아니고 지금 세대의 산도 아닌 민족의 영산이라고 그러잖아요. 국립공원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데 인간이 손대지 않은 3년 동안 자연은 스스로 치유했습니다.

[정태준/'모두를 위한 생태연구소' 소장 (응용식물과학박사) : 자생종인 싸리류, 벚나무, 졸참나무 이런 것들이 아주 밀도 높게 자라고. 다시 맹아나 이런 움싹 등으로 재생되고.]

숲은 천천히 그리고 오롯이 채워졌습니다.

[정태준/'모두를 위한 생태연구소' 소장 (응용식물과학박사) : 저 숲을 우리가 다 심지 않았잖아요.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뜻처럼 인간이 관심을 가지고 보아주기만 하면 그 안에 있는 생명력들이 자라나서…]

수달, 담비, 삵, 팔색조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도 돌아왔습니다.

[최순남/주민 : 수달이는 우리는 봤어, 직접. {어떻게 생겼어요?} 쥐 모양. 주둥이가 이렇게 매끈해서…]

먹이사슬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최순남/주민 : 국립공원 차가 왔더라고. {어떤 동물 때문에요?} 곰. 여기 산대. 가슴에 반달도 있고. 왜 그런 것도 생각 안 하고 골프장을 만들려고 하냐.]

자연의 힘입니다.

[정정환/'지리산 사람들' 국장 : 숲은 어찌 보면 공존보다도 그들의 집이고. 우리가 잠시 들어가서 빌릴 수 있는…]

지리산은 예부터 생명의 산으로 불려왔습니다.

그 생명, 인간이 파괴하고 헤집었습니다.

손대기보다 잘 지켜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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