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광주 인구 유출이 문제라고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몇 차례 기사에 걸쳐 광주의 '다양성 위기'에 깊은 문제를 제기해왔다.
현재 지역에서는 대체로 광주의 인구가 급격히 줄고, 또 그중에서도 청년 유출이 심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전남에서 광주로 보낼 인구도, 청년도 떨어졌다.
그나마 광주는 그간 전남의 22개 각기 다른 시·군에서 유입되는 인구를 통해 다양성을 보완해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 기사에 걸쳐 광주의 '다양성 위기'에 깊은 문제를 제기해왔다. 현재 지역에서는 대체로 광주의 인구가 급격히 줄고, 또 그중에서도 청년 유출이 심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말 그게 문제의 본질일까? 유출을 막는 게 과연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일까? 그렇다 치고 유출을 막으려고 한다면 막을 수 있긴 한 건가?
이전 칼럼에서 광주를 '댐' 혹은 저수지에 비유한 바 있다. 수위가 감소하는 걸 두고 물이 빠져나가서라고 하지 않는다.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들어오지 않아 수위가 줄어든다고 한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유출이 아니라, 유입이 안 돼서다.
더군다나 들어오는 물이 없는데 나가는 물을 막는다는 건 스스로 썩어가겠다는 의미다. 문연희 광주연구원 박사가 지적한 것처럼, 도시는 유입과 유출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도시 생태계 또한 건강해진다.
최근 광주 인구 감소와 유출이 유독 두드러지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 광주 인구가 1만6천409명이 줄었다. 그러나 광주에서 빠져나간 인구로만 보면 20년, 30년, 그 이전이 더 심했다. 다만 그땐 전남에서 매년 수만명 안팎이 광주로 순유입됐다. 그래서 계속 인구가 늘 수 있었다. 그땐 유입이 충분했기 때문에 유출 문제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본래 광주는 전남, 나아가 전북 이남의 인구를 모은 뒤 수도권 등으로 인구를 내보내는 '인구댐'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전남에서 광주로 보낼 인구도, 청년도 떨어졌다. 그마저도 광주보다는 수도권 등으로 직행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원인이기도 하고, 광주가 대도시로서의 매력이 그만큼 떨어진 점도 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광주는 갈수록 유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출생 여파로 빠져나갈 인구도 청년도, 또 유입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위기는 유출이 아니라 유입이다. 유입이 줄어드니 유출이 유독 두드러져 보일 뿐이다. 그런데도 지역사회도, 정치권도 유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하고 편의적인 해석이다.
유입이 끊기는 문제가 심각한 건 도시를 구성하는 '인구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25년 전에 비해 광주로 유입되는 타지역 출신은 10만명에서 6만명 대로 줄었다. 거의 반토막이다. 생물학에서 DNA 동질성은 진화를 가로막고, 결국 소멸 내지는 퇴화로 이어진다. 사람으로 이뤄진 도시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 광주가 처한 위기는 단순히 인구 규모가 줄어든다는 사실 이면에 숨겨진 다양성 위기다.
그나마 광주는 그간 전남의 22개 각기 다른 시·군에서 유입되는 인구를 통해 다양성을 보완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최근 만나는 사회초년생들을 들여다보면 광주 출신이 대부분이다. 반면 한세대 위 선배들은 전남에서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정치과학자 스콧 페이지는 "다양성이 능력보다 중요하다"(Diversity trumps ability)고 했다. 집단(도시)의 문제 해결 능력은 개별구성원의 능력보다도,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이 결합할 때 더 잘 발휘된다는 의미다. 도시 또한 마찬가지다. 다양성은 도시의 문제 해결 능력과 직결된다. 또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유출이 문제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고, 질문을 바꿔보자. 우리 도시는 어떻게 유입을 늘려 다양성을 채울 것인가?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 seobi@mdilbo.com
Copyright © 무등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