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후, ‘며칠만’(?) 누워있어도 근력 뚝... ‘근육 저축’ 필수

노년기에는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단순한 동작도 힘들어질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부쩍 줄고 근력이 약해지는 '근감소증' 때문이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입원이나 부상으로 인해 약 5일간만 움직이지 못해도 근력이 급격히 감소한다. 특히 70대 이상의 고령층은 젊은 층과 달리 한 번 잃은 근육과 근력을 다시 회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근감소증은 영구적인 독립 생활 능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매튜 리스 박사(운동학부 박사후연구원)는 '더 컨버세이션'에 쓴 칼럼에서 "평소 주 1회 이상 근력운동으로 '근육 저축 계좌'와 같은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은 신체를 움직이는 도구인 동시에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대사 기관이다. 혈당 조절과 심혈관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생리학적으로 근육량은 30대 전후에 정점에 이른 뒤 특별한 관리가 없다면 40대부터 80대 사이에 10년마다 약 3~8%씩 감소한다.
특히 70대 이후에는 근섬유의 소실 속도가 더욱 빨라지며, 이는 기초대사량 저하와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이어진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2022년 7월)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근력이 약한 성인은 근력이 강한 성인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눈에 띄게 높다.
국내 노인들의 근감소증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노인 의학 및 연구 학술지(Annals of Geriatric Medicine and Research)》(2023년 3월)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약 20%나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사망 위험률이 약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 생존율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항염증 물질인 마이오카인이 줄어들면 뇌 신경 세포의 보호 기능이 약해져 치매 등 인지 기능이 떨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근력 유지를 위해 반드시 고강도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게가 가벼운 기구로라도 근육이 피로를 느낄 때까지 20~25회 반복적으로 운동하면 무거운 운동기구로 운동할 때와 비슷한 근육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은 국제 학술지 《응용 생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2021년 4월)에 발표됐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도 국제 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2022년 10월)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주 2회 이상의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이 고령층의 낙상 사고 발생률을 40% 이상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하체 근육이 전체 근육의 70% 이상을 차지하므로 스쿼트나 의자 앉았다 일어나기 등 하체 위주의 운동이 좋다.
노년기 근육은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이라는 삶의 파도에 맞서는 완충 장치다. 이를 비축하는 것은 독립적인 삶의 지속에 필수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젊은 층에 비해 노년층의 근육 회복이 유독 더딘 과학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호르몬 반응이 무뎌지고, 근육의 재생을 담당하는 줄기세포인 '위성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20대는 단기적인 휴식 후에도 신속하게 근육을 재건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높지만, 70대는 같은 기간 동안 손실된 근육을 보충할 생물학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예방 차원의 '저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2. 무게가 가벼운 기구로 하는 근력 운동이 정말 근육을 키울 수 있나요?
A2. 그렇습니다. 근육 성장의 핵심은 무게의 절댓값이 아니라 '근섬유의 피로도'입니다. 무게가 가벼운 기구로라도 근육이 피로를 느낄 때까지 운동하면, 뇌는 모든 근섬유를 동원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무거운 무게를 들 때와 생화학적으로 유사한 근육 성장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Q3. '근육 저축'을 위해 일상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운동은 무엇인가요?
A3. 우리 몸 근육의 약 70%가 집중돼 있고 직립 보행의 핵심인 '하체 운동'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즉 코어 근육(몸통 근육)을 길러야 합니다. 특히 '의자 스쿼트'(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는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이면서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강화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주 1~2회, 한 번에 20회 내외로 반복하며 점차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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