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 축제’ 끝난 화천천은 산천어 무덤…“살아남은 개체는 식당으로”
동물해방물결·LCA, 산천어축제 현장 기록 보고서 공개

겨울철 대표 지역 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가 끝난 뒤 수거되는 산천어 대부분이 죽거나 다친 채 방치된다는 동물권단체의 현장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쓰레기·사체가 뒤섞인 강물에서 살아남은 일부 산천어는 별다른 위생 검증 없이 인근 식당에 식용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7일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과 국제동물권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 화천 산천어축제 현장 기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축제 기간인 1월11일~2월2일과 축제 종료 뒤까지 약 3개월간의 현장 조사를 통해 축제의 동물학대 소지, 사후 관리 문제 등을 기록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축제 종료 뒤 화천천에서 수거된 산천어는 총 13톤으로, 축제에 투입된 156톤의 8.2%에 해당했다. 이는 지난 2023년 8톤(투입량 171톤 중 4.7%), 2024년 9.5톤(투입량 160톤 중 5.9%)과 비교하면 투입량은 감소했으나 수거량은 3년 새 1.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단체들은 수거된 산천어 대부분이 사체이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인 점으로 미뤄, 수거량이 늘어난 만큼 폐사율도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살아남은 산천어 일부가 인근 횟집이나 식당으로 공급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축제 기간 강바닥에 쌓인 낚시 도구 등 쓰레기와 산천어 사체 등이 뒤섞인 수역에서 수집한 산천어가 별다른 위생 검사나 관리 절차 없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 산천어’ 상당수는 눈과 꼬리가 손상돼 피부가 하얗게 드러났고 온몸에 상처가 깊이 팬 채로 간신히 움직였다”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일부 개체가 트럭에 실려 인근 식당으로 이송된 현장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화천군이 매년 축제 개최 전 수질 및 기생충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만, 이런 위생 검사가 모두 축제 이전에 한정돼 있어 축제가 종료된 뒤 대량 폐사와 사체 방치가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다량의 사체가 장기간 수중에 잔존할 경우 대장균이나 비브리오균 등 병원성 미생물 농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한겨레에 “축제가 끝나고 수거되는 산천어는 매년 10톤 내외로 따로 폐사율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축제 뒤 전량 수거해 죽은 산천어는 농가 비료용으로, 살아있는 산천어는 어묵으로 재가공한다”며 “공식적으로 횟집이나 음식점에 납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시민사회는 수년간 화천 산천어축제의 동물학대 및 비교육성 문제를 지적했지만, 화천군은 개선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화천군은 최소한 맨손 잡기 프로그램이라도 즉각 중단하고, 비폭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는 비공개로 방치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공개해, 동물을 이용한 지역 축제 전반에 대한 실질적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0년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한편 지난해 산천어 축제를 찾은 참가자는 180만7665명으로, 최근 3년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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