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원유 가져와 팔겠다… 수익은 내가 관리"

이정혁 2026. 1. 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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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産) 석유를 수입해 시장에 풀겠다고 선언했다.

제재를 피해 중국으로 수출돼 오던 원유를 미국이 대신 수입하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 침공 성과를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할 것이라고 밝힌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은 베네수엘라의 두 달 치 생산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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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5,000만 배럴 시장 가격에 판매"
중국 수출 예정됐던 물량 미국으로 돌리나
블룸버그 "셰브론, 베네수행 유조선 늘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6일 한 시민이 베네수엘라 국기와 석유 펌프가 그려진 벽 옆을 지나가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産) 석유를 수입해 시장에 풀겠다고 선언했다. 제재를 피해 중국으로 수출돼 오던 원유를 미국이 대신 수입하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 침공 성과를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초 국제 원유 시장엔 공급 과잉이 예상된 터라 오히려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달 치 생산량 가져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3,000만~5,000만 배럴의 제재 대상 고품질 석유를 미국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석유는 시장 가격으로 팔리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미국 대통령인 내가 베네수엘라와 미국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할 것이라고 밝힌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은 베네수엘라의 두 달 치 생산량에 해당한다. 시장 가격으로는 18억~30억 달러(약 2조6,000억~4조3,000억 원)에 상당하는 분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부 장관에게 이 계획을 즉시 실행하도록 명령했다"며 "원유는 유조선을 통해 미국에 직접 하역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기업 임원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백악관에서 미국의 3대 석유회사인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을 비롯한 주요 석유 기업 임원들과 회의를 갖고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장 충격 우려' 목소리도

미국의 제재 대상 선박인 기니 선적의 유조선 MT반드라호가 지난달 29일 베네수엘라 푸에르토카벨로의 석유 수출항에 정박해 있다. 푸에르토카벨로=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미국의 공격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미국 정유 기업에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침공 직후 미국이 자국의 석유를 빼앗으려 한다고 반발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제재로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어 생산되고 남은 원유를 보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에는 중국 견제 의도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베네수엘라 원유의 수출량의 80%는 중국을 향했다. 따라서 미국이 막대한 양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공급받으려면 기존에 중국에 수출하던 선적량을 재배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향할) 원유의 미국 수입을 조기에 성사시켜, 큰 성과라고 주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7일 군사력을 동원해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북대서양 아이슬란드 인근 해역에서 나포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벨라 1호’로 알려진 이 유조선은 이란에서 출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중 미 해안경비대 단속에 적발됐다. 이후 경비대 승선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명칭을 ‘마리네라호’로 변경한 뒤 선체 측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리고 러시아 선박으로 등록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지난달 21일부터 2주 넘게 해당 유조선을 추적했으며, 나포 과정에서 선원들의 특별한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포 당시 인근에는 러시아 군함들이 위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작전 현장과의 정확한 거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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