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잔흔이 만든 오사카 속 제주…10만 제주인의 삶
[KBS 제주] [앵커]
일제 강점기부터 4·3을 지나는 동안 많은 제주인이 바다 건너 일본으로 이주했는데요.
4·3 78주년을 맞아 KBS는 재일제주인의 삶을 조명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제주인 도일(渡日) 역사를 짚어보고, 현재 모습은 또 어떻게 변화했는지 민소영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
이쿠노구(生野區)는 일본 내에서도 재일제주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입니다.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에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이주하거나, 4·3 광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밀항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반찬 가게 상인/재일제주인 2세 : "(부모님이 제주 어디 출신이세요?) 김녕. 아빠가. 어머니가 일제 강점기에, 9살 때 여기 와서. 한국 쪽에서 전쟁, 4·3…. 뭔가 얘기하셨어요."]
비를 피해 철도 역사 아래 펼친 난전은 수십 년이 지나 한국 음식을 맛보러 일본인이 더 많이 찾는 시장이 됐습니다.
[김동옥/츠루하시상점가진흥조합 이사장/재일제주인 2세 : "(제주에선) 일이 없으니 이쪽(오사카)으로 올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왜 그러냐 하면 여기 '히라노강'이라는 하천이 흘러요. 그 개간 공사에서 일한 제주 사람들이 많았어요."]
2021년 제주대가 조사한 재일제주인 수는 7만 4천여 명.
그러나 일본으로 귀화한 자손 세대나 조선 국적자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명홍/민단오사카부본부 단장/재일제주인 2세 : "어머니가 제주인이고 아버지가 일본인인 경우도 많으니까, 귀화한 사람도 포함해서는 10만 명 가까이 있는 걸로 생각합니다. 이쿠노구 같은 경우는 재일동포 70% 가까이가 우리 제주인이라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골목마다 제주말을 쉽게 들을 수 있던 곳.
그러나 재일제주인 1세대가 대부분 세상을 떠나면서 이전과 같은 분위기는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김민희/채소 가게 상인/재일제주인 2세 :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옛날에는 좀 더 시장 같았어요. 이민 1세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계셨으니까요. 지금은 새로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가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위기가."]
제주도 인구 7분의 1이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4·3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 등에서 일본 거주 유족은 늘 사각지대였습니다.
지난달 오사카에서 열린 4·3 특별전 기간 머리카락 등을 채취한 시범 사업이 전부입니다.
'제주인 디아스포라'가 남아 있는 일본 오사카.
고향을 떠난 제주인들의 고된 삶과 애환도 어느덧 한 세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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