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숙박 40만 원에도 “고 재팬”… 설 연휴 여행은 일본으로, 돈은 밖으로

제주방송 김지훈 2026. 1. 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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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160%’가 드러낸 한국 관광의 공백
검색 늘고 체류는 줄고... 제주는 빠졌다
이동 회복됐지만, 지역 경제는 따라오지 않았다
일본 도시와 제주 풍경이 대비되는 설 연휴 여행 이미지.


2026년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인 해외여행 검색량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가고시마와 고베 같은 일본 내 중소도시가 새 인기지로 떠올랐고, 호주와 중동까지 이른바 ‘계절 반대 여행’이 확산됐습니다.

이처럼 이동은 살아났지만, 소비의 방향은 바깥으로만 열렸습니다.

문제는 그 반대편, 제주를 포함한 국내 관광이 이 흐름에서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회복의 신호는 있었지만, 연결은 없었습니다.

지금 한국 관광의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수요가 흘러가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 일본 ‘대도시→중소도시’ 이동, 한국 관광은 ‘연결 실패’

7일 호텔스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두고 가고시마 검색량은 전년 대비 160%, 고베는 95% 증가했습니다. 도쿄·오사카 같은 메가시티 중심 이동이 지방 도시로 분산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행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여행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호텔스닷컴 제공)


하지만 이 변화가 국내로는 거의 연결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혼잡 회피, 체류형, 소도시 이동 흐름이 확산되고 있지만, 제주를 포함한 국내 관광은 여전히 성수기 혼잡, 가격 부담, 체류 콘텐츠 부족이라는 기존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요는 이동하는데, 국내는 그 이동을 받아낼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 “비싸도 간다”가 아니라 “의미 있으면 간다”는 선택

설 연휴 기간 도쿄와 오사카의 평균 숙박 요금은 각각 약 37만 원, 26만 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성수기 요금 부담이 적지 않음에도 일본 여행 수요가 유지된 것은 가격보다 경험과 구조가 선택 기준이 됐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여행객은 더 이상 싸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혼잡하지 않고, 동선이 정리돼 있으며, 경험이 분명한 곳을 선택합니다.
일본 중소도시는 접근성, 동선, 콘텐츠, 숙박, 교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반면 국내 관광은 여전히 개별 시설 중심입니다. 연결이 아니라 나열에 가깝습니다.


■ ‘시즌 스위칭’ 확산은 여행의 감각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 두바이 검색량 증가는 해외 선호라기보다 계절 전환형 여행 수요가 자리 잡고 있는 추세입니다.

추위를 피해 여름으로 이동하고, 성수기를 피해 비수기로 이동하는 선택입니다. 휴가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주가 이 변화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주는 여전히 사계절 모두 같은 메시지, 같은 홍보, 같은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계절의 의미를 바꾸는 설계가 부족합니다.

겨울 제주는 비수기이고, 여름 제주는 혼잡입니다.

계절을 전환하는 여행이 아니라, 계절을 견디는 여행이 되고 있습니다.


■ 이동은 회복됐지만 지역 소비는 회복되지 않았다

해외 이동은 회복됐습니다. 검색량은 늘었고, 항공편은 찼고, 예약은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이 흐름은 국내 지역 경제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동의 회복과 소비의 회복이 분리됐기 때문입니다.

관광은 이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의 문제입니다.
방문객 수가 아니라 체류 구조, 소비 동선, 경험 설계, 지역 상생으로 이어지는 회로가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제주 관광의 현안은 홍보 부족이 아니라 구조 부족입니다.

■ 제주, ‘오지 않는 곳’이 아니라 ‘선택되지 않는 곳’이 됐다

지금 제주는 관광지로서 밀린 것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에서 빠진 상태입니다. 혼잡, 가격, 접근성, 콘텐츠, 체류 동선이 하나의 흐름으로 엮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변화를 이미 체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주 지역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연휴 예약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성수기면 자동으로 찬다’는 공식은 깨졌다”며 “이제는 가격보다 동선과 콘텐츠가 있느냐가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정 쪽에서도 기존 방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관광 정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홍보 예산을 늘려도 체류와 소비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은 확인되고 있다”며 “방문 이후의 이동 구조, 체류 프로그램, 지역 상권 연계를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를 ‘경고’에 가깝다고 해석합니다.

관광경제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지금 나타나는 현상은 관광 수요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선택 기준이 고도화되는 과정”이라며 “이 흐름에 구조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지역은 점점 비교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제주는 브랜드가 약한 곳이 아니라, 연결이 느린 곳”이라며 “앞으로 경쟁은 얼마나 많이 부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얼마나 남기게 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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