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편 죽이지 않아 다행?…포르쉐에 핑크색, “진짜 최악” 이유 찾았다 [최기성의 허브車]

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istar@mk.co.kr) 2026. 1. 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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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0대 중 8대는 무채색
무채색, 무난해서 무탈한 색상
한국선 유채색 중 녹색도 인기
핑크색 포르쉐는 최악? [사진출처=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저거 내 차 아니냐. 그런데 왜 핑크냐. 미쳤나봐. 너무 싫다. 진짜 최악이다. 무슨 짓을 한 거냐. 눈물이 날 것 같다”

지난해 6월 강남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상화 몰래 결국 저질러 버렸습니다. 2억짜리 포르쉐 페인트칠 해서 공주 대접하기’ 영상에 나온 장면이다.

영상에서 ‘빙속 여제’ 이상화는 공주 색상으로 도색된 포르쉐 파나메라를 보고 경악했다. 남편인 강남이 자신이 아끼는 검정 파나메라를 분홍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다.

이상화의 분노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블랙핑크가 아닌 블랙을 핑크로 만든 만행에 이상화가 강남을 ‘죽이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자동차 세상에서 검은색, 흰색, 회색 등 무채색과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등 일부 유채색을 제외한 다른 색상들은 ‘극혐’ 대상으로 여겨져서다.

품위와 품격을 추구하는 차는 무채색을 좋아한다. [사진출처=벤츠, BMW/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7일 매경 디지털뉴스룸이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 엑솔타(AXALTA)에서 단독 입수한 ‘2025년 글로벌 자동차 색상 인기도’를 분석한 결과다.

엑솔타는 차량 색상을 10가지로 구분한다. 흰색, 검은색, 회색, 은색, 파란색, 빨간색, 갈색·베이지색, 노란색·금색, 녹색, 기타다. 분홍색은 존재감이 너무 미미해 껴주지도 않는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색상은 흰색, 검은색, 회색, 은색으로 구성된 무채색으로 나왔다.

글로벌 인기 색상 1위는 흰색으로 점유율은 29%였다. 검은색은 23%, 회색은 22%, 은색은 7%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 10대 중 8대 이상이 무채색으로 칠해졌다는 뜻이다.

유채색 중에서는 6%를 기록한 파란색이 그마나 인기였다. 빨간색, 녹색, 노란색·금색은 각각 3%로 집계됐다. 갈색·베이지색과 기타는 각각 2%로 공동 꼴찌였다.

핑크는 좀 그래? ‘빨간 맛’ 포르쉐 타이칸 GTS [사진출처=포르쉐]
한국에서도 무채색이 자동차 컬러 세상을 주도했다. 흰색이 35%로 압도적 1위였다. 회색은 22%, 검은색은 19%로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무채색인 은색은 한국에서는 ‘루저 색상’으로 전락했다. 2%에 불과해서다. 무채색 점유율은 78%에 달했다.

한국인은 무채색 중 은색을 싫어하는 대신 유채색 중 파란색과 녹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검은색에 이어 4위를 기록한 파란색은 8%로 글로벌 평균보다 2%포인트 높게 나왔다. 녹색도 2%포인트 높은 5%로 5위를 기록했다.

녹색은 글로벌 자동차 컬러 세상에서는 루저이지만 한국에서는 루저에서 탈출했다. 녹색 운동복을 입은 루저들이 등장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종주국다운 성과로도 볼 수 있다.

녹색 대신 루저가 된 색상은 노란색·금색이다. 점유율은 1%로 꼴찌였다. 글로벌 평균보다 2%포인트 낮았다.

녹색, 오징어게임 덕에 점유율 올랐나?
한국에서 녹색 선호도 상승, 오징어게임 인기 덕분? [사진출처=넷플릭스]
무채색 중 흰색, 검은색, 회색은 북미, 유럽, 중국, 일본에서도 톱3에 포함됐다. 대륙이나 국가에 상관없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튀지 않는 매력’에 있다.

자동차는 한번 사면 대부분 5년 이상 타기 때문에 개성을 표현한 화려한 유채색보다는 쉽게 질리지 않는 ‘무난한 무채색’을 고르는 경향을 보인다.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차를 구입할 때도 눈에 익숙해진 색상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게 무채색이 장수하는 이유다. 중고차로 팔 때도 무난한 무채색이 유채색보다 유리하다.

자동차 브랜드가 잘 팔리고 생산·관리도 쉬운 무채색 색상 위주로 외장 컬러를 선택하도록 강요(?)한 게 영향을 줬다는 주장도 있다.

무채색이지만 색상별로 ‘색다른’ 매력을 지닌 것도 무채색이 장수하는 이유로 꼽힌다.

무채색이 무난하고 무탈해서. 혼다 신형 CR-V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흰색은 차를 깔끔하면서도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지녔다. 순결함과 우아함도 발산한다. 흰색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를 ‘애플 효과’에서 찾기도 한다.

흰색은 예전에는 냉장고나 화장실 타일 등과 연결됐지만 애플이 제품에 많이 사용한 이후 훨씬 가치 있는 색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회색은 튀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외관 디자인도 돋보이게 만든니다. 까다로워진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이 다채로워진 요즘 트렌드에 어울린다.

검은색은 안정감, 강직함, 무게감, 중후함 등의 이미지를 지녔다. 예나 지금이나 품격을 추구하는 대형차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색상이다.

플래그십 세단인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제네시스 G90 등에는 검은색이 선호된다. 제네시스, 포르쉐, 혼다 등은 블랙 에디션을 종종 선보이기도 한다.

직장에서 성공하면 타는 ‘임원용’ 현대차 그랜저도 검은색으로 칠해졌다.

성공하면 타는 임원용 그랜저는 검은색이 대세 [사진출처=현대차]
무채색의 진화도 유채색의 도전을 물리치는 데 한몫했다. 무채색은 유채색이나 펄 등을 결합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색상으로 변신했다.

검은색, 흰색, 회색 등으로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저마다 다른 색감을 발산한다. 희다고 ‘그냥’ 흰 게 아니고, 검다고 ‘그냥’ 검은 게 아니다.

파란색, 빨간색, 녹색 등 유채색은 세단에 잘 적용하지 않지만 경쾌한 이미지의 경차, 스포츠카, SUV와는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아 유채색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다.

현대차 캐스퍼, 기아 스포티지, 제네시스 GV80, 포르쉐 911, 마세라티 MC푸라, 랜드로버 디펜더, MINI 쿠퍼, 폭스바겐 ID.5, 푸조 3008, 아우디 Q5, 볼보 XC40, 토요타 수프라 등의 메인 컬러로 사용됐다.

빛에 따라 색상이 달라보인다. KG모빌리티 무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현재, 조색 기술의 발전과 차별화된 색감 추구 현상으로 무채색과 유채색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냥 검은색, 그냥 흰색, 그냥 빨간색, 그냥 파란색은 사실상 없다. 빛에 따라 색감이나 색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검은색은 남색이나 검붉은색, 붉은 계열 색상이나 녹색 계열 색상은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조색 영향으로 핑크빛이 감돌 때도 있지만 노골적으로 분홍색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순정이 아니라 애프터마켓에서 따로 도색해야 한다.

지금은 단종된 쉐보레 마티즈와 스파크의 경우 ‘귀요미’ 성향을 더욱 강조하고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분홍색이 잠시 메인 컬러 역할을 했지만 예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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