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학원생도 최신 GPU 쓰는데”…한국선 꿈도 못 꿀 일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6. 1. 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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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대학원생인 제 개인용 데스크톱에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계신 지도교수님은 연구비 제약으로 GPU 하나를 구입하는 데도 부담을 느끼십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행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죠."

피지컬 AI를 연구하는 미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의 김주형 교수는 "미국 빅테크들이 텍스트나 영상 데이터는 장악했지만, 로봇이 물건을 집고 조립하며 얻는 물리적 데이터는 부족하다"며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야말로 로봇과 AI를 결합한 '피지컬 AI'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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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유턴’ 당근이 없다
AI 분야 연봉 몇배 차이 나고
연구환경 격차도 크게 벌어져
미국 대비 열악한 처우와 연구 환경으로 한국 AI 인재의 해외 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LLM 추격보다 ‘AI+X’와 제조업 강점을 살린 ‘피지컬 AI’에 집중해야 인재를 다시 끌어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중국의 AI 엑스포 현장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대학원생인 제 개인용 데스크톱에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계신 지도교수님은 연구비 제약으로 GPU 하나를 구입하는 데도 부담을 느끼십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행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죠.”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에서 만난 한 한국인 유학생의 말이다. 한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인재들이 귀국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처우와 연구 환경의 격차다. 시카고에서 만난 한 인공지능(AI) 전공 박사과정생도 “미국과 한국의 AI 분야 연봉 차이는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에서 100배까지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뼈아픈 대목은 AI 경쟁국인 중국·인도와의 비교다. 현재 한국은 해외로 나가는 AI 인재가 국내로 들어오는 인재보다 많은 ‘순유출국’이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AI 인재를 빨아들이는 ‘순유입국’으로 분류된다. 이석천 퍼듀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과 인도는 자국 인재들에게 보여줄 확실한 ‘한 방’이 있다”며 “중국·인도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꼬리로 남느니, 자국으로 돌아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뱀의 머리(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유학생들에게 귀국은 ‘커리어 단절’ 혹은 ‘도태’로 인식된다. 이 교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더 앞선 곳, 배울 것이 있는 곳으로 가려 한다”며 “한국에 가면 AI 기술이 퇴보하거나,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 만한 선도 분야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AI 인재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미 격차가 벌어진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을 추격하기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AI+X(융합)’와 ‘피지컬 AI’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피지컬 AI를 연구하는 미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의 김주형 교수는 “미국 빅테크들이 텍스트나 영상 데이터는 장악했지만, 로봇이 물건을 집고 조립하며 얻는 물리적 데이터는 부족하다”며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야말로 로봇과 AI를 결합한 ‘피지컬 AI’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형렬 KAIST AI수학대학원장은 ‘AI+X’ 전략을 통한 인재 유치 해법에 대해 “단순히 AI 기술 자체만 연구하는 게 아니라, 수학·기초과학에 AI를 접목해 ‘AI 포 사이언스(AI for Science)’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AI를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늘려주면, 인재는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고 모여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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