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 공천 당사자 출국 모른 경찰, 권력 수사 믿을 수 있겠나

2026. 1. 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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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수준 개혁을 당한 검찰을 대신해 중추 사정기관으로 떠오른 경찰의 수사 신뢰성과 역량이 도마에 올랐다.

공천헌금 사건 핵심 관계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도 몰랐고, 여당 관련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경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한 사건은 김경 서울시의원의 출국이다.

경찰은 이미 김병기 의원의 자녀 관련 의혹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공천 의혹 관련 탄원서를 접수했음에도,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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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이 지난해 7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해체 수준 개혁을 당한 검찰을 대신해 중추 사정기관으로 떠오른 경찰의 수사 신뢰성과 역량이 도마에 올랐다. 공천헌금 사건 핵심 관계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도 몰랐고, 여당 관련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권력에 약한 경찰이 더 정권 눈치를 보고 더 좌고우면할 것’이란 우려가 벌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경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한 사건은 김경 서울시의원의 출국이다. 김 시의원은 강선우 의원 측에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된 지 이틀 뒤다. 공여 혐의자는 피고발인 중 가장 먼저 소환되는 핵심 관계자임에도, 경찰은 출국 사실을 뒤늦게 알고 5일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했을 뿐이다. 사건 초반 핵심 피의자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다른 수사도 늦다. 경찰은 이미 김병기 의원의 자녀 관련 의혹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공천 의혹 관련 탄원서를 접수했음에도,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경찰 출신 의원에게 배우자 수사 관련 청탁을 하거나, 수사 중인 경찰서장과 직접 통화한 의혹도 있다. 정치인이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당을 가리지 않는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도박 관련 경찰 첩보를 통일교에 유출한 의혹을 받는다.

간판을 내리는 검찰청은 수사에서 손을 놓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종이호랑이 신세다. 중대범죄수사청은 언제 출범할지 모르고, 특별검사 출범 여부는 다수당인 여당 입맛대로다. 결국 경찰이 권력 수사를 주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경찰 스스로 수사의 강도·속도를 높여 국민의 근심을 털어 내는 게 마땅하나 기대 이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가수사본부의 견제 장치 부재’(국무회의 발언)를 탓할 게 아니라, 수사 독립성 보장 방안을 주문하는 게 맞다. 수사기관이 정치에 흔들리고 정치인이 개별 수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일이 계속되면 ‘나쁜 놈 전성시대’가 되는 건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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