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해야겠다→3년 더 뛰겠다" 39세 현대 마지막 유산 결심 '누가' 돌렸나 [잠실 현장인터뷰]

장시환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년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를 앞두고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치르면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했다. 50 대 50이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장시환을 영입했다. 한때 한화의 중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장시환은 세대교체의 흐름에 지난해 단 1경기도 1군에 나서지 못했다.
장시환은 "최근 2년간 한화 구단의 기조가 바뀌면서 퓨처스리그에서도 어린 선수 위주로 경기를 내보내는 일이 많았다. 내가 아픈 것도 있었지만, 괜찮을 때도 횟수가 줄어서 잔류군에서 던질 때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여기서 그만해야 하나 싶었는데 아내가 이대로 은퇴하는 건 너무 아쉽다고 했다. 1군에서 마지막이라도 던지고 은퇴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은퇴 생각을 접고 몸 관리를 잘하려 했는데 LG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라고 입단 뒷이야기를 밝혔다.
2년간 부상 탓에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18경기에 출전해 17이닝만 소화했고 평균자책점은 2.64였다. 지난해 우승 과정에서 불펜에 어려움을 겪었던 LG는 선발과 불펜으로서 경험이 풍부한 장시환의 반등 가능성을 기대했고, 영입까지 이어졌다.

은퇴 결심을 되돌린 것이 아내라면, 그에게 현역 연장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 것은 얼마 전 은퇴한 친구 황재균(39)이었다. 황재균과 장시환(지명 당시 장효훈)은 각각 2006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지난달 황재균과 정훈(2006년 현대 육성선수)이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 현대 출신은 장시환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 왕조 마지막 유산이라는 수식어에 장시환은 "정말 부담스럽다. (황)재균이 때문이다"라고 웃으면서 "3년 전에 오키나와 캠프에서 재균이를 만났는데 그때도 현대 출신이 몇 명 안 남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때 재균이가 본인은 정말 (선수 생활) 오래 할 거라면서 '내가 마지막 유산으로 남겠다'고 했다"라며 "내가 방출되고 재균이는 FA지만, 재계약 확률이 더 높으니까 재균이가 하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은퇴하더라. 그 뒤에 내가 LG와 계약해서 내가 마지막 유산이 됐다"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인 그는 아직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다. 그런 장시환에게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LG에 입단한 건 그 자체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장시환은 "야구를 하면서 우승해본 적이 없다. 가을야구도 2017년 롯데 있을 때가 마지막이다. 이번에 대전에서도 가을야구는 집에서 봤다. 몇 년만 젊었으면 내가 저 자리에 있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도 내 복이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LG는 수비가 워낙 좋은 팀이라 그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 일단 중견수(박해민)가 좋아서 홈런만 안 맞으면 된다"고 웃으면서 "야구를 딱 3개월만 잘할 생각이다. 한 시즌 6개월을 다 잘할 순 없고 감독님도 전략을 잘 짜는 분인데 잘할 때 써달라는 것이다. 좋을 때 얼마든지 쓰시고 안 좋을 때는 그냥 안 쓰시는 게 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 같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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