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깜빡깜빡” 밀려오는 불안… 건망증과 치매 사이, 경도 인지장애[이진형의 뇌, 우리 속의 우주]
건망증-치매 사이 인지 저하 단계… 기억력 저하에도 독립생활 유지
신체-정신적 요인이면 치료 가능… 뇌질환 탓이면 치매로 진행 위험
현 진단 방법은 대처법 제시 못 해… 진단기술 치매 예방 출발점 될 것



경도 인지장애는 나이에 따라 위험이 증가해 70∼74세에는 인구의 10%, 75∼79세에는 15%, 80∼85세에는 25%가 경도 인지장애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2023∼2025년에 시행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50세 이상의 20∼24% 정도가 경도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2019년 이후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환자 비율이 32%까지 올라간 것으로도 추정된다.
경도 인지장애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알츠하이머병, 루이보디 치매, 작은 뇌졸중 같은 것들이 원인인 경우다. 둘째는 비타민 B12 부족, 갑상샘 질환, 수면 무호흡증, 우울증 또는 약물 부작용이 원인인 경우다.
첫째와 같은 뇌 질환이 원인이라면 현재 기술로는 치료가 어렵지만, 둘째와 같은 원인이 경도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호전되기도 한다. 매년 경도 인지장애 진단 환자의 10∼15% 정도가 치매 진단까지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많은 경도 인지장애 환자는 특별히 악화되지 않기도 하고, 나아지는 경우도 있다. 나아지는 환자들은 경도 인지장애를 일으킨 원인이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경도 인지장애는 한편으로는 초기 치매일 수도 있는 매우 무서운 상황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있는 원인에 의한 질환일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면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생활습관 개선과 관리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막고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중증 치매라는 무서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받는 것 자체가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전문가를 만나 장시간 진단을 받아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진단이 정확히 나의 상태를 알려주지 못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치매 전공 신경과 전문의를 만나는 것은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어려운 일인 데다가,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들어가는 진단 과정이다 보니 진단 자체에 대한 객관적 신뢰를 갖기 쉽지 않다.
따라서 어떤 전문가가 조언을 주는가에 따라 환자의 진단에 대한 신뢰가 결정된다. 또한 진단을 받았더라도 그것이 내가 치매로 진행될 환자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명확한 정보를 주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무기력함을 주는 진단이 되거나, 현재 생활에 큰 문제가 없으니 아무것도 아니겠지 하고 무시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당뇨 환자가 당뇨 환자보다 훨씬 많듯이, 경도 인지장애 환자도 치매 환자보다 훨씬 더 많다. 쉽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의 발달은 전당뇨가 당뇨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당뇨를 예방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좋은 예다.
경도 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있어서도 경도 인지장애를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어디서든 객관적으로 경도 인지장애를 판단하고, 더 나아가 더 세분화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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