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0분씩 5번 끊어 자면 건강?”⋯ 호날두식 수면법, 잘못 따라했다가 골병 든다

최지연 2026. 1. 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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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상수면(Polyphasic sleep)의 오해와 진실

세계적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985년생인 그는 올해로 마흔한 살이 됐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듯 여전히 20대 전성기 때 몸을 자랑한다.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그가 론칭한 속옷 브랜드를 홍보하며 올린 두 장의 사진도 이를 증명하기 충분했다.

근육질 몸매가 드러난 전신 사진이 업로드 되자 국내외 언론에선 그의 건강 유지 비결을 앞다퉈 소개했다. 특히 90분씩 하루 5차례 나눠 자는 호날두의 독특한 수면 습관은 그처럼 건강한 몸을 갖기 원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호날두가 자신의 SNS에 업로드했던 게시물. 사진=호날두 인스타그램

얼음 목욕, 새벽 시간대 사우나, 하루 평균 4시간 개인 훈련 등과 함께 호날두가 매일 지키고 있는 루틴은 바로 '다상수면(Polyphasic sleep)'. 이는 밤에 7~8시간을 통으로 자는 대신 짧게 여러 번 나눠 자는 수면을 의미한다.

호날두는 이 같은 수면 패턴을 꾸준히 지켜온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매체 더 선의 2022년 보도에 따르면 그의 수면 일지는 다음과 같다. 저녁 식사 후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다 밤 10시에 수영을 다녀오고, 자정까지 90분간 잔다. 이후 다시 일어나 새벽에 3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다시 90분 잠을 잔다. 그러곤 다시 깨어나 낮 동안 90분씩 3회를 더 잔다. 호날두는 이렇게 총 5번에 걸쳐 90분씩 잠을 자며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짧게 여러 번 자는 '다상수면'을 일상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기묘한 수면법은 사실 호날두만의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다상수면은 '한 번쯤 시도해보는 수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지난해 미국수면의학회(AASM)가 미국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2%는 '90분씩 여러 차례 자는 다상수면을 시도해본 적 있다'고 말했다.

다상수면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크게 ▲ 깊은 수면 단계 충분히 확보하기 ▲ 수면 사이클 끝에 기상하며 피곤함 줄이기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잠을 잘 동안 우리 몸은 총 4~5차례의 수면 사이클을 반복한다. 수면 사이클은 1단계 얕은 수면 단계(NREM1)→2단계 얕은 수면 단계(NREM2)→3단계 깊은 수면 단계(NREM3)→렘수면 단계(REM)를 거치며 반복되는데, 이 한 차례의 사이클이 끝나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약 90분이다. 호날두처럼 90분 다상수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밤에 이 사이클을 4~5회 반복하며 통잠을 자는 대신, 수면 사이클을 1회만 거치고 일어나는 셈이다.

수면 사이클 도중에, 특히 깊은 수면 단계가 아닌 렘 수면 단계나 얕은 수면 단계에 깨어나면 멍한 느낌이나 피로감이 밀려올 수 있다. 다상수면 옹호론자들은 "다상수면은 수면 사이클 1회를 완결한 뒤 일어나기 때문에 밤중에 피곤한 상태로 깨어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상수면은 '짧지만 깊게 잠들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깊은 수면 단계는 잠이 든 직후 첫 번째 수면 사이클에서 가장 길게 유지된다. 1회차 사이클에선 깊은 수면이 20~40분 정도 지속되며, 이후 주기가 반복될수록 점차 짧아진다. 이후 3회차부터는 깊은 수면 단계까지 못 가고 얕은 수면 단계와 렘 수면 단계가 주를 이루는 경우도 흔하다.

90분 다상수면, 모두에게 맞을 순 없다

하지만 모두의 수면 사이클이 90분은 아니다. 이는 평균적인 수치일 뿐, 사람에 따라 70~110분으로 다를 수 있다. 수면 사이클이 100분인 사람이 90분 다상수면을 시도하면 수면 사이클이 진행되는 도중 깨어날 수 있다.

또한 깊은 수면 단계 못지 않게 REM 수면 단계도 중요하다. 서파수면 단계(SWS)로도 불리는 깊은 수면 단계에서 신체 회복과 성장호르몬 분비 등이 이루어진다면, 렘 수면 단계는 뇌 회복과 함께 기억, 감정, 스트레스 등을 처리한다. 수면 사이클을 지속하며 수면의 모든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물론 호날두에겐 다상수면이 효과적일 수 있다. 타고난 체력도 일반인보다 월등히 뛰어날 뿐더러, 그의 하루는 철저한 관리 속에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수면 전문 코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다상수면을 설계했을 것이다. 그가 이 수면법을 건강히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강도 훈련 끝에 갖는 회복의 시간, 철저한 식단 관리, 틈틈이 챙기는 휴식 시간 등 그만의 규칙적인 생활 패턴 덕분이다.

반면 호날두처럼 관리하기 힘든 상황에서 다상수면을 시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고 수면의 절대량이 부족해지면 면역력 저하, 심혈관 질환, 인지 기능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상을 지내면서 틈틈이 1시간 30분씩 잠을 청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지연 기자 (medlim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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