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혹한기 … ESS·양극재로 봄 맞을까
美 보조금 폐지 탓 북미 수요 급감 … 매출·영업익 `뚝'
전국 비중 40% 차지 충북기업 돌파구 마련 전력투구

[충청타임즈] 이차전지는 여전히 혹한기 터널을 지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면서 충북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완제품을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유일 공장이 충북 청주 오창에 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그룹사들도 오창에 본사와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이외에 LG화학(오창), 엔켐(제천), 더블유스코프(오창), 더블유씨피(충주), 천보(충주), 미래나노텍(청주), 유진테크놀로지(청주) 등 소부장 업체들이 도내 곳곳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이차전지의 40% 비중을 차지하면서 이차전지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길어지고 있는 혹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타격을 입고 있다. 보조금 폐지로 북미 전기차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GM과 포드 등은 전기차 투자를 멈추고 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생산하기로 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회사는 생산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미국 포드와 9조6000억원, 미국 배터리 팩 제조사인 FBPS와 3조9000억원의 계약이 취소되는 등 13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이 백지화됐다.
이차전지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전기를 미리 저장했다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지원하는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그룹은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충북 첫 대기업에 등극한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비엠 등 계열사가 전기차 캐즘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다가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호황기 수준으로 회복하기 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해외 투자를 통해 불황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말 헝가리 데브레첸에 첫 해외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유럽연합(EU) 규제 시행을 앞두고 현지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캐나다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에코프로 `4극 체제(오창·포항·헝가리·북미)'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 여파에 첨단소재사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는 만큼 올해 양극재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나온다.
이차전지 전해액 생산기업 엔켐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맞춰 북미에서의 공급망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엔켐은 몇 년 전부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며 시장의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북미에서 글로벌 생산 체계의 절반 가량이 이루어지고,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공장을 기반으로 전해액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의 도내 소재기업들도 올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이차전지업계가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데다 중국의 값싼 배터리 소재와의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운 국면이다"며 "지난해 일부 기업들이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고, 올해도 자구 노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기업들이 매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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