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마약 단속 ②이란·쿠바 요원 추방 ③적국 석유 판매 중단…베네수 압박하는 미

김희진 기자 2026. 1. 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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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회의사당에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왼쪽)이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오른쪽) 앞에서 임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친오빠로 이날 의장으로 재선출됐다. AFP연합뉴스

‘강도 높은 내용’ 3대 요구 사항 전달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
외신 “미묘한 균형 잡기가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과도 정부를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통제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마약 유통 단속, 이란·쿠바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나 단체의 요원 추방, 미 적대국에 대한 석유 판매 중단 등 최소 세 가지 조치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미 정부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결국엔 선거를 거쳐 권력에서 물러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요구 사항의 시한은 유동적이며 선거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미 당국자들은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헤즈볼라 등 전 세계 적대 세력의 교차로 역할을 하는 베네수엘라가 우리 서반구에 존재하지 않도록, 마약 조직과 운반선을 미국으로 보내는 마약 밀매 천국이 되지 않도록 조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실제 전달된 요구 사항은 훨씬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강도 높은 내용이라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정부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으며 “그를 처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당근과 채찍’에는 군사적 압박 외에도 제재 완화, 카타르 등에 있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금융자산에 대한 접근 권한 등이 포함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 중남미 분석가 라이언 버그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대해 분노를 표하는 동시에, 미국의 요구에 열려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미묘한 균형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7년 동안 미국을 최대의 적으로 인식해온 베네수엘라 정권이 이를 받아들이긴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취임 선서에서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며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임식이 끝난 후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베네수엘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의원은 눈물을 참으면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맡게 된 어려운 임무에 대해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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