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여행·무료 가족 사진… 모두 ‘이벤트 상술’ 입니다
지자체인척 지역명만 크게 명시
원본 사진 등엔 추가 결제 유도
사기죄 성립 안돼 法 대응 어려움

인천 남동구에 사는 박모(31)씨는 최근 포털사이트에 뜬 ‘인천 남동구 거주민 제주 겨울여행 무상지원’ 광고 배너를 보고 이벤트에 응모했다. 해당 광고에는 2박 3일 제주도 겨울 여행권과 호텔 숙박권, 렌터카(48시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가족 화보도 예약금 3만원만 내면 무료로 찍어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씨는 ‘고령자 참여 시 우선적으로 지원된다’는 광고 문구를 보고 부모님까지 명단에 포함해 이벤트를 신청했다. 이후 당첨 소식을 듣고 가족 6명이 사진관에 방문해 2시간 넘게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촬영이 끝나자 사진관의 태도가 변했다. 무료 사진은 손바닥 크기 액자 1개가 전부였고, 원본과 추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100만원 상당의 요금을 결제해야 했다.
무료로 준다고 한 제주도 여행권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방식으로 1인당 15만원에 달하는 요금이 붙었다. 무료 숙박권은 청소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했고, 렌터카는 보험료가 별도였다.
박씨는 “제주도 여행을 내세워 지역 주민에게만 주는 혜택인 것처럼 광고를 했으나 모두 사진을 팔기 위한 미끼였다”며 “고생한 부모님께 민망한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사진을 구매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 ‘1372 소비자 상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에서 접수된 ‘사진촬영’ 관련 피해 신고는 146건이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2년 155건, 2023년 124건, 2024년 155건 등이다.
사진촬영 관련 피해 신고 상당수는 가족사진 무료 제공을 빌미로 사진관에 방문하도록 한 뒤 촬영이 끝나면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신청서 작성 단계에서 가족 연령대를 작성하도록 하거나, 고령자가 있어야 당첨 확률이 높다는 식으로 부모님 참여를 유도한다. 이후 촬영에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를 노려 자녀들에게 추가 결제를 부추긴다.
제주도 여행권을 앞세워 사람들을 현혹하는 사례도 나온다. 이같은 광고는 네이버와 구글 등 포털에서 사용자 위치를 기반해 노출된다. 사용자 위치에 맞는 지역명으로 광고를 만들어 거주민에게만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다. 특히 광고에 업체 상호 등 정보를 표기하지 않고 지역명만 크게 명시해 마치 지자체에서 하는 이벤트인 것처럼 오해를 유도한다. 무료로 준다는 제주도 여행권 등도 자부담 비용이 발생해 따로 항공과 숙박을 예약하는 것과 비슷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법적 대응도 어렵다. 사진촬영이 끝난 다음 이용자가 스스로 결제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국민생각 한필운 변호사는 “허위광고나 과장광고가 문제가 될 여지는 있지만, 사진촬영은 개인 간 사적 거래로 추가 결제가 이뤄졌기 때문에 사기죄 성립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소비생활센터 관계자는 “관련 신고가 들어오면 적극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한 환불 등은 쉽지 않다”며 “사전에 조건과 가격을 미리 확인해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결제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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