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이제는 ‘활용’보다 ‘판단’이 중요해진다

최경은 청주시 상당구 세무과 주무관 2026. 1. 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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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디지털 기술 발전은 공공행정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행정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자체 내부에서도 회의록 정리, 보고서 작성, 문서 초안 작성, 민원 대응 예시 마련 등 반복적인 업무에 AI를 도입해 시간과 인력의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AI는 똑똑하지만, 책임지지는 않는다. 행정의 최종 책임자는 언제나 사람이며, 정책과 판단, 결과에 대한 무게는 결국 공무원이 짊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기술이 제공하는 효율성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것에만 기대어 중요한 판단을 넘겨서는 안 된다. 공공행정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무게 있는 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무원이 다루는 정보는 민감하다. 주민의 인적사항, 가족관계, 건강정보, 세금 정보 등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는 곧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핵심 정보이며,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성격을 지닌다. AI 도구에 무심코 문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정보가 외부 서버로 전송될 수 있으며, 이러한 단순한 실수는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 저하,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체의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행정환경에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과 기술적 준비다. 새로운 기술을 마주할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기술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한 뒤 책임 있는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반드시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매뉴얼 정비, 사용 가이드라인 마련, 보안 체크리스트 구축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개별 직원의 판단에만 맡기기보다는 기관 차원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체계적 준비가 없다면, 기술은 도움보다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속한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도입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AI는 공무원의 일을 빼앗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를 줄여줌으로써, 공무원이 정책적 판단이나 주민 응대 등 보다 중요한 행정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용한 조력자다. 하지만 AI의 활용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전제를 책임 있는 사용에 두어야 한다. 기술이 행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을 보조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행정환경은 지금보다 분명히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점차 사라지고, 공무원의 역할은 더욱 전문성과 판단력을 요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우리는 그 흐름에 휘둘리기보다, 준비된 자세로 스스로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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