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WTO 저물고 ‘턴베리 체제’ 온다

강현철 2026. 1. 6. 18: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를 맞아 세계의 자유무역은 사실상 종언을 고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역적자, 제조업 위축이라는 WTO 체제의 부작용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통상 질서가 '외교적 파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이어 EU·일본·한국 등 주요국과의 무역 협상 등을 통해 글로벌 통상 질서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를 맞아 세계의 자유무역은 사실상 종언을 고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자주의 기반의 글로벌 통상 질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대표되는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후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저물고 보호무역의 색채가 짙은 ‘턴베리 체제’가 뜨는 추세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턴베리 체제’(Turnberry System)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구상이 반영된 새로운 국제 통상 질서다. 다자 대신 양자 간 협상을 선호하며, 관세와 협상을 적극 활용해 미국의 이익을 추구한다. 무역적자, 제조업 위축이라는 WTO 체제의 부작용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통상 질서가 ‘외교적 파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턴베리 체제는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리조트에서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맺은 것에서 유래했다. 아직까진 구상 단계이지만 △통상 정책의 안보화 △상호주의적 양자 합의 △규범의 차등 적용 등이 특징이다. 턴베리 체제하에서는 통상 질서가 다자주의에서 경제 안보와 힘의 논리로 운영되는 양자주의 체제로 재편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역장벽 확대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정책이 경제 안보에 연계되며, 관세가 공급망 재편 수단으로 활용된다. 비차별적으로 적용되던 통상 규범은 양자 합의에 기반해 관세 등의 조치가 국가별로 차등 적용된다. 또 양자 합의가 경제 안보를 목표로 한 외교적 힘 기반의 협상으로 변용된다. 무역 분쟁 발생 시 법과 규범보다는 ‘외교적 협상력’이 중요시돼 강대국이 유리하다. 이렇게 다자주의가 약화되면서 각국은 협상용 지렛대로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이어 EU·일본·한국 등 주요국과의 무역 협상 등을 통해 글로벌 통상 질서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관세 부과가 적법한지에 대한 미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으로,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하면 이전보다 정책 추진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제232조)과 통상법(제301조) 등을 내세우며 고율 관세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새로운 통상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도 맞춤형 통상 정책과 다층적 안전판 마련이 시급하다. 일본 호주 멕시코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 12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다자간 임시상소중재약정에 가입해야 한다. 다자간 임시상소중재약정(MPIA, Multi-Party Interim Appeal Arbitration Arrangement)은 WTO의 상소기구 기능 정지 이후 회원국들이 임시로 무역분쟁의 항소심을 진행하기 위해 만든 약정으로, EU 주도로 출범했다.

배재현 KB경영연구소 금융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외교·안보 이슈가 불필요한 경제적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며 “소모적인 논란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는 현명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