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트럼프에 주고 싶다”는 마차도···트럼프가 외면한 이유는[미 베네수 공격]

이영경 기자 2026. 1.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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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마두로’로 마차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
베네수 정국 불안정, 미군 주둔 필요성 증가 우려
마차도와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도 원인
마차도 폭스뉴스서 “노벨평화상 트럼프에 주고파”
“자유로운 선거에서 90% 이상 특표할 것”
베네수 집권의지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후 후임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와 마차도와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관계가 벌어진 탓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후임으로 지명해 그가 임시 대통령직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5명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후임으로 야당이 집권할 경우 베네수엘라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으며, 마차도와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관계가 악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두로 축출 주목적은 석유개발 이권이지, 베네수엘라 민주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생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차도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지지기반이 없고 존경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베네수엘라 공격을 주도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불행히도 대다수의 야당 세력이 더는 베네수엘라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NBC에 출연해 말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할 정도로 베네수엘라 정권교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고 애써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후임으로 지명한 것이 “마차도에게 급소를 가격당한 듯한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1년 넘게 트럼프에게 아첨하려 애썼던 지도자와 미국이 공개적으로 결별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회에서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전 이미 마두로 대통령 축출 후 베네수엘라 권력승계에 대해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차도에게 등 돌리게 만드는 데는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주도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입김이 컸다. 루비오 장관 등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야당을 지원할 경우 베네수엘라 내정 불안정이 커지고, 베네수엘라에 미군이 주둔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또한 이 같은 견해를 담은 기밀 보고서를 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마차도가 제공하는 정보를 불신했다고 한다. 마차도가 마두로 정권이 허약해 붕괴 직전에 있다는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했으며, 마차도의 베네수엘라 권력 장악 능력에 대해서도 회의를 품게 됐다.

마차도의 미 행정부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다. 리처드 그레넬 북한·베네수엘라 특사가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며 마차도를 직접 만나길 원했으나, 마차도 측의 거부로 대면회담은 불발됐다. 또 그레넬 특사는 베네수엘라 정치범 명단 제공을 요청했지만, 마차도 측은 이를 거절했다.

또 2024년 마차도의 대선 출마 자격이 발탁된 이후 그레넬 특사는 마차도를 대신해 후보로 나선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집권시킬 방안을 물었으나, 마차도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전통 엘리트이자 재벌 집안 출신 마차도는 미 공화당 내에서 탄탄한 인맥을 쌓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공화당이 거래 중심적이며 이념적으로 중립적인 정치 조직으로 변모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해역을 봉쇄하고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것에는 침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베네수엘라 정치범의 고통을 알리는 데만 집중했다고 꼬집었다.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마차도는 이날 저녁 폭스뉴스에 출연해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러브콜’을 이어갔다. 마차도는 “이 상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상이기 때문에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주고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이어 야당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9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며 집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야권이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자 미주 지역의 에너지 중심국으로 만들고,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며, 마두로 정권 치하에서 고국을 떠난 수백만명의 이주민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가능한 한 빨리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계획”이라며 “매일 우리 대의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베네수 야권 대신 마두로 정권 부통령과 손 잡겠단 트럼프, ‘레짐 체인지’의 수렁 피할 수 있을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41156001


☞ [미 베네수 공격] 베네수 부통령, 임시 대통령 취임···“국민 겪은 고통에 슬픔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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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대표 ‘노벨 평화상’ 마차도 “자유의 시대…국민 주권 지배를”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42110005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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