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안성기의 대표작 8편…‘바람 불어 좋은 날’부터 ‘라디오스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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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별세한 안성기는 아역 배우로 시작해 평생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거지부터 대통령까지, 안 해본 배역이 없는 ‘캐릭터의 만물상’으로 불렸으며, 그가 젊은 시절 찍었던 1980~1990년대 영화들은 시대를 상징하는 영화로 남았다. 그의 영화 중 OTT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작 8편을 소개한다.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 이장호 감독 / 티빙
최일남의 소설 <우리들의 넝쿨>을 원작으로 한다.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변두리에서 지내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성기가 연기한 덕배는 중국 식당에서 일하며 돈과 사랑을 두고 고민한다. 안성기는 이 영화로 1980년 제17회 대종상 신인상을 받았다. 안성기는 “검열이 엄격했던 시대에도 현실을 비판적으로 담은 영화”라며 “오랜 공백기 후 영화배우로서 인정받은 첫 번째 작품”이라고 했다.
<고래사냥>(1984) / 배창호 감독 / 티빙
1983년 출간된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우연히 만난 모자란 거지, 모자란 청춘, 농인 여성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안성기가 연기한 거지 왕초 민우는 거리의 철학자이자 길을 잃고 헤메는 당대 젊은이의 심정을 담아낸 캐릭터로 평가받는다. 한국 로드무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안성기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했다.
<깊고 푸른 밤>(1985) / 배창호 감독 / 티빙·왓챠
최인호의 소설 <물 위의 사막>이 원작이다. 안성기는 미국 영주권을 얻고자 위장 결혼을 한 남자 백호빈을 연기했다. 안성기의 악역 연기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다. 촬영과 필름 현상이 미국에서 진행되는 등 기술적 완성도가 동시대 한국 영화들보다 높았다. 1985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서울 관객 50만여명을 기록, 그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남았다.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 배창호 감독 / 유튜브 ‘한국고전영화’ 채널
1980년대 청춘들의 사랑을 담아낸 영화다. 안성기는 연극배우였던 혜린(황신혜)을 짝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남자 영민역을 맡았다. 요즘 영화와 비교해도 만듬새가 촌스럽지 않다. 엔리코 토셀리의 ‘세레나데’가 주제곡처럼 흐른다. 영화 홍보에 사용된 안성기 포스터 사진은 그의 영정사진이 됐다. 안성기는“라스트 신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OTT 가입 없이 유튜브로 관람할 수 있다.
<투캅스>(1993) / 강우석 감독 / 티빙
<칠수와 만수>(1988)로 호흡을 맞춘 안성기 박중훈 콤비의 첫 흥행작이다. 부채 고참형사(안성기)와 신참형사(박중훈)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버디 무비로, 한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안성기는 이 영화로 선하기만 했던 기존 캐릭터에서 벗어났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빠른 호흡의 대사는 이후 이어지는 한국 코미디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 이명세 감독 / 넷플릭스·티빙·왓챠
안성기는 마약상 살해 후 도주 중인 범인 장성민을 연기했다. 다양한 촬영 기법을 동원한 역동적 비주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안성기와 박중훈의 폭우 속 결투 장면은 <매트릭스> 등에서 오마주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주연을 맡았던 안성기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는 “주인공 형사반장 역할에서 조연인 살인자로 바뀐 작품으로, 처음엔 마음이 조금 상했지만 영화를 마치고 나니 조연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겠구나 하고 느낀 첫 영화가 됐다”고 했다.
<실미도> (2003) / 강우석 감독 / 넷플릭스·티빙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실미도 684부대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실미도 684부대’는 김일성 암살을 목적으로 북파를 준비했던 부대로, 무장공비로 몰려 살해됐다. 안성기는 이들을 통솔하는 최재현 준위 역을 맡았다. “나를 쏘고 가라. 아니면 내가 널 죽일 수밖에 없다”는 영화속 최 준위의 말은 설경구가 연기한 강인찬이 했던 “비겁한 변명입니다”와 함께 명대사로 꼽힌다. 한국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1100만명)을 돌파했다.
<라디오스타>(2006)/ 이준익 감독 / 넷플릭스·티빙·왓챠
지방 라디오의 DJ를 맡게 된 한물간 가수 최곤 (박중훈)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박중훈과 안성기가 찍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다. 안성기가 영화 내내 흥얼거리는 가수 신중현의 ‘미인’과 영화 수록곡으로 만들어진 ‘비와 당신’도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안성기는 “잊을 수 없는 작품” 수식어가 필요 없는,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하는 등 이 영화를 특별히 좋아했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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