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연구자와 일반 독자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실용주의 안내서가 나왔다.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김일방 교수는 환경문제 해결의 은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한 책 '환경실용주의: 13가지 물음으로 읽는 새로운 환경철학'(보고사)을 펴냈다.
이번에 펴낸 책은 그동안 국내 학계에서 주로 논문을 통해 부분적으로 소개된 내용을 사실상 처음으로 단행본 형태 저서로 만든 것이다.
김 교수는 개념의 형성 배경과 이론적 성격, 실제 환경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환경실용주의'를 쉬운 언어로 풀어 설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더불어 이론적 논의에 머무르기보다 오늘날의 환경 위기와 현실 정책 논의 속에서 이 사상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함께 제시한다.
그는 "환경문제가 대중적 의제로 자리 잡는 데에는 역사학자 린 화이트(Lynn White, Jr.)의 공이 크다"며 "1967년에 발표된 그의 논문 '생태위기의 역사적 기원'은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널리 퍼뜨리고 하나의 학문 분야를 틔워냈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는 이 글에서 생태 위기 원인으로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인간중심주의' 사고를 지목한다"며 "나아가 그는 이러한 인간중심주의 사고가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그리스도교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그리스도교에 의해 '인간이 자신을 위해 자연을 착취하는 것은 신의 의지'라는 관념이 도입됐다는 주장"이라며 "이런 사고를 토대로 점차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융합이 이뤄지고 이에 따른 자연 착취의 폭과 깊이가 확대돼 지금의 생태 위기가 왔다는 견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환경윤리학은 이런 주장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만큼 출발선에서부터 탈인간중심주의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자연의 도구적 이용을 끝내고 자연물에 대한 도덕적 배려를 강조, 자연의 내재적 가치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은 더 이상 인간의 이익을 위한 단순한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도덕적으로 배려해야 할 새로운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을 주장하게 된 것"이라며 "자연물에도 고유한 내재적 가치가 있고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형이상학적 논의에 치중해 온 탓에 현실적인 환경문제 해결에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며 "이런 한계에 대한 반성과 비판 속 1990년대 중반 학자들은 이른바 환경실용주의를 주창했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실용주의는 환경문제 관련 의사결정과 정책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행 가능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며 "이 책은 환경실용주의의 실체를 밝히고 그 개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연구 성과를 많이 쌓아온 우리나라도 제2세대 환경철학이라 할 수 있는 환경실용주의 연구의 문을 열어갈 여건이 성숙했다"며 "그러나 체계적 연구는커녕 소개조차 이뤄져 있지 않았다. 이에 개념에 대한 명확한 안내부터 필요하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문 연구서이기보다는 연구자와 일반 독자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안내서를 지향한다"며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방 교수는 경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강사, 한라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환경문제와 윤리 ▲환경윤리의 쟁점 ▲환경윤리의 실천 ▲생태문화와 철학(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은 ▲환경윤리란 무엇인가 ▲모럴 아포리아(공역) ▲삶, 그리고 생명윤리(공역) ▲현대 윤리에 관한 15가지 물음(공역) 등이 있다.
210쪽, 보고사,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