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줍줍"…엔비디아 사들이던 서학개미들, 맘 변했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국내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AI(인공지능) 시장이 본격적으로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대형 연기금을 제외한 개인투자자와 소규모자산운용사가 순매수한 해외주식 1위부터 10위는 모두 미국주식이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알파벳 클래스 A로 총 6억3452만달러(한화 약 9190억원)를 순매수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알파벳은 클래스 A와 클래스 C가 있는데 이중 클래스 A는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순매수 7413만달러(1074억원)에 그치며 넷플릭스(8453만달러·1225억원)에 이어 20위에 머물렀다. 알파벳 클래스 A와 비교하면 순매수 규모는 약 9분의 1 수준이다.
알파벳 클래스 A는 지난해 11월에도 한달간 국내투자자 순매수 규모가 10억달러(1조4492억원)에 달해 엔비디아(7억1252만달러·1조324억원)를 제치고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알파벳 클래스 A 주식이 개인투자자 주목을 받고 있는건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대신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TPU(텐서프로세싱유닛)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GPU와 TPU는 모두 대규모 병렬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CPU(중앙처리장치)와 비교해 AI 연산에 적합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중에서도 GPU는 본래 그래픽, 영상 처리용으로 개발됐지만 TPU는 AI 연산을 위해 설계된만큼 효율성이 더 좋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구글이 공개한 AI 모델 제미나이3는 벤치마크에서 OpenAI(오픈AI)의 챗GPT 5.1을 앞서는 성능을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제미나이3는 엔비디아 GPU 대신 구글의 TPU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빅테크 기업들이 AI 학습 모델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훈련된 모델을 일상에 적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추론 단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AI 추론에 최적화된 TPU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종속되지 않고자 구글 TPU를 채택하는 양상도 보인다"며 "엔비디아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은 작지만 TPU 등 ASIC(주문형반도체)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다. 관련 특허를 구글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알파벳 클래스 A를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연말 루프캐피탈은 알파벳 클래스 A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는 260달러에서 320달러로 상향했다. 제미나이 트래픽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구글의 독점 AI 프로세서 TPU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상향 근거로 들었다.
구겐하임증권도 구글이 AI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클라우드와 유튜브 등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330달러에서 375달러로 높였다.
한편 지난달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이자 국내투자자들에게 티커명 VOO로 잘 알려진 뱅가드 S&P500이 3억4516만달러(5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알파벳 클래스 A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3개월 미만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해 단기 파킹용 상품으로 활용되는 블랙록자산운용의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단기채 ETF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가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을 반영하듯 브로드컴, 마이크론, 오라클 등 AI와 반도체 관련 기업도 국내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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