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서도호…국현, 거장 앞세워 전시 강화

김현경 2026. 1. 6. 14: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시 계획 및 주요 사업 공개
2028년까지 디지털 아카이브에 52만점
김성희 “국민이 사랑하는 미술관 목표”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 이하 국현)이 올해 국제 거장들의 전시를 강화하고, 디지털 아카이브 이미지 서비스를 실시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6일 서울 종로구 MMCA 서울관에서 2026년 전시 계획 및 주요 사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아울러 미술관의 우수 콘텐츠를 지역에 확산하고, 청년 미술품 보존전문가를 양성 사업과 학예연구 국제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이다.

‘국제 거장’전 매년 개최…기획전 관람료 인상

국현은 국제 미술계에서 뚜렷한 역할을 한 현대미술 거장들의 전시를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세계 현대미술의 이슈를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먼저 올해 3월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인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 죽음과 영생, 과학·의학에 대한 믿음과 인간의 욕망 등 작가의 핵심 주제를 조명한다.

김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문호를 개방해 국민이 사랑하는 미술관이 되고자 한다”면서 “이에 외국의 큰 미술관에 가서 볼 수 있는 전시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가가 일관되게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을 전체적으로 재조명하는 방향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는 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데미안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데미안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올해 첫 기대작인 허스트 전시는 약 3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가장 큰 인기를 모았던 론 뮤익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송수정 국현 전시과장은 “지난해 론 뮤익전에 53만명이 입장해 25억원의 수익을 달성했다”면서 “국민들은 저렴하게 전시를 향유하고, 입장료를 국고로 환수하는 선순환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올해 있을 허스트전도 한국 미술사의 맥락 안에서 기획해 재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현은 올해 기획전에 힘을 주는 만큼 입장료 인상도 염두하고 있다. 그간 국현는 상설전은 2000원, 기획전은 5000원 등의 입장료를 받아왔다. 국현은 올해 기획전 입장료를 8000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입장료 수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지아 오키프와 미국 모던아트’는 미국 모더니즘 회화의 대표 작가 조지아 오키프를 중심으로 찰스 더무스, 마스던 하틀리, 헬렌 토르, 존 마린 등의 작품을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과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요코하마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도 일본 전시를 마치고 오는 5월 과천에서 열 계획이다.

서도호·이대원 등 한국 작가 재조명

국현은 한국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미술계에 우리 작가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일례로 오는 8월 열리는 한국 대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사상 최대 개인전은 이주와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근본적 주제를 중심으로 초기부터 현재까지 심화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이와 함께 한국 화단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대원의 예술과 삶을 고찰하는 대규모 회고전(8월)과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대표 작가 박석원의 개인전(11월), 평생 ‘빛’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작업하며 프랑스에서 독자적 입지를 구축한 방혜자의 회고전(4월)도 마련된다.

SBS문화재단과 함께 동시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 4인의 대표작과 신작을 선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2026’, 서울관의 상징적 전시공간인 서울박스에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제작·전시해 현대미술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MMCA x LG OLED 시리즈 2026’ 등은 오는 9월 미술축제 기간에 맞춰 선보인다.

한국 미술에 대한 연구 기반 전시도 다각도로 준비한다. 국현은 ▷개념과 언어, 과정과 맥락에 주목해 온 한국현대미술의 개념적 경향을 조명하는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6월) ▷그래픽디자인과 시각문화의 역동적인 관계를 살펴보는 ‘읽기의 기술: 종이에서 픽셀로’(11월) ▷권옥연, 남관, 이성자, 이응노 등 한국전쟁 이후 프랑스로 건너간 한국 미술가들을 조명하는 ‘파리의 이방인’(12월) 등도 선보인다.

또한 동시대 이슈와 주제를 발굴하는 국제 기획전의 일환으로, 서울관에서 언젠가 썩어갈 운명의 작품, 무엇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작품 등 변화하는 동시대 미술의 양상을 ‘삭는 미술’로 다룬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가 1월 열린다. 과천관에선 오는 7월 제임스 터렐을 비롯해 ‘빛’을 주제로 한 소장품과 커미션 프로젝트 등을 선보이는 ‘과천관 40주년 프로젝트: 빛의 상상들’을 펼친다.

서도호 ‘Nest’. [서도호 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올해 디지털 아카이브 이미지 10만점 공개

전시와 함께 올해 또 다른 중점 사업은 소장 아카이브 정보와 이미지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 이미지 서비스 시행이다.

지난 2013년 개소한 국현 미술연구센터는 이중섭, 박수근, 백남준 등 작가 자료와 근현대미술 자료, 기관 기록 등 52만여 점의 아카이브를 소장하고 있다. 미술연구센터는 그동안 정리가 완료된 아카이브 목록을 누리집을 통해 공개해 왔으나, 관련 이미지까지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는 이중섭, 박수근, 이인성, 이쾌대, 유영국, 백남준, 박이소 등의 아카이브와 근대잡지 표지·삽화 컬렉션 및 기관 자료 등 총 10만여 점을 우선 공개하고,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 공개할 예정이다.

국현은 또 우수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증진하는 ‘MMCA 지역동행’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미술관 대표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중섭’전이 대전시립미술관과 울산시립미술관에서, ‘피카소 도예’전이 경남도립미술관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 다원 예술 등도 지역과 나눈다.

청년 미술품 보존전문가 양성을 위한 ‘MMCA 보존학교’도 올해부터 본격 시작한다. 지류, 유화, 사진, 뉴미디어, 과학분석, 상태조사 및 응급처리 6개 과정 분야별 교육생 18명을 모집, 선발해 9개월간 미술품 상태조사 및 보존처리에 관한 체계적인 실무능력을 갖추게 하는 과정이다. 올해 1월 중 모집 공고하고, 800시간 과정을 이수한 청년 미술품 보존전문가들에게는 교육확인증을 제공하고, 이들이 국내외 보존분야 활동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국현과 협업을 요청하는 해외 미술관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학예연구 국제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현재 세계 10개 기관 8개의 중장기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의 주요 기관과 ‘AI와 미래미술관’, ‘미주 한국계 작가 연구’, ‘아시아 전시사’, ‘재일 유학생 자료 발굴’, ‘한국의 개념미술’ 등다양한 연구 주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후 과정과 결과물은 세미나, 출판,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장기적 결실을 맺도록 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은 시각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해외 K-아트 확산에 기여하며 유일한 국립미술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