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마두로 축출, 중남미 지정학 흔들어… 中·트럼프 선택지 재계산

백윤미 기자 2026. 1. 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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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직접개입에 중남미 질서 흔들
중국·러 영향력 한계 노출
각국 외교 안보 계산 재조정

미국이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중남미 전역에서 지정학적 재평가가 본격화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해 보다 직접적이고 공세적인 접근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중국과 러시아가 같은 지역 내 파트너 국가들을 실제로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를 다시 따져보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으로 향하던 중 헬리콥터에서 내리는 모습. /AP=연합뉴스

6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은 마두로를 생포하고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관리하는 ‘과도기 체제’ 하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십 년 만에 중남미에서 이뤄진 가장 노골적인 미국의 군사 개입 사례로 평가됐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작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발표한 국가안보 전략을 구체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당 전략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명확히 재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릭 판스워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요한 것은 수사가 아니라 행동”이라며 “베네수엘라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전략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체포 이후에도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중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으로 계속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당분간 베네수엘라에 주둔하며 정치적 전환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작전을 마약 밀매 혐의에 따른 국가안보 및 법 집행 차원의 조치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발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콜롬비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매우 병든 국가”라고 표현했다. 미국이 콜롬비아에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쿠바 정부에 대해서도 약화되고 있다며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고, 멕시코에는 마약 밀매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중남미 각국 정부들은 공식적으로는 자제와 주권 존중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지만, 비공개적으로는 미국의 개입이 가져올 파장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 정치·군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은 외교 노선 재조정 가능성을 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번 작전을 비난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에는 나서지 않았다. 판스워스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마두로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남미 정부들에 안보 보장국으로서의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작전을 규탄하고 마두로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외교적 항의에 그쳤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구매국이자 지난 20년간 수백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해온 핵심 파트너지만, 군사적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이 안보보다는 무역과 금융을 통해 구축돼 왔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안드레스 벨로 재단의 파르시팔 드솔라 알바라도 사무총장은 “중국의 미온적 반응은 오랜 전략적 제약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 유대와 자원 접근에는 집중하되, 안보·군사 협력은 최대한 회피하는 기존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하게 관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과 인프라 협력은 지속하되, 안보와 정치 영역에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과 같은 대형 국가들조차 안보 및 이중 용도 인프라 분야에서는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내부 정국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마두로 축출을 환영하는 여론도 있지만, 야당과 미국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은 정치·군사 엘리트 상당수가 여전히 권력 구조에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직접 통치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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