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천조국의 한 방, 다음 스텝은?

김희국 기자 2026. 1. 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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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되고 있다. 트럼프 트루스 소셜 계정 캡처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떠오른 지 며칠 되지 않아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일명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군사 작전 때문입니다. 천조국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간 국방 예산 1000조 원이 넘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먼저 군사 작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이 막을 올렸습니다. 20곳의 미국 지상·해상 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습니다. 체포 임무는 미 육군의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로 불리는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가 맡았습니다.

델타포스는 ‘밀덕’(밀리터리 덕후)들에게 유명한 부대입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했던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6팀과 비교되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입니다. 참고로 1986년 제작된 ‘델타포스’란 영화가 있습니다. 추억의 옛 스타인 척 노리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영화 내용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델타포스가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합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샜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안전 가옥 침실에 은밀하게 침투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습니다. 그 와중에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이 정당한 사법권 행사임을 내세우기 위해 법무부 관리를 작전에 참여시켰고, 체포 직전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게 법적 권리도 직접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설마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것은 아니겠죠?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한 바 있습니다. 얼마나 상황이 다급했으면 마두로 대통령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미국으로 압송됐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트레이닝복 사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의 머리를 장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실시간 생중계로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군사 작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왜?’라는 단어였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천조국이라고 해도 전시도 아닌 상황에서 특수부대를 앞세워 다른 국가에 들어가 그 나라의 대통령을 체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물리적으로, 군사적으로 불가능하기보다 국제법 등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작전을 감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작전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해답을 내놓는 곳들이 있습니다. 언론과 국제적인 연구 기관 등이 재빨리 분석을 해서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합니다. 이번 작전이 알려지자 언론과 기관 등이 앞다퉈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요약하면 세 가지가 눈에 띕니다. 우선 미국이 위치한 아메리카 대륙(서반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서반구를 미국 세력권으로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 이른바 ‘돈로주의’(19세기 미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트럼프를 더한 합성어)에 입각한 행보로 보는 시각입니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중국은 중남미에서 베네수엘라와 활발하게 교류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수입국이 바로 중국입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은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관련 이권으로 추정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거기(베네수엘라)에 많은 석유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 회사들을 쫓아내고 우리의 권리를 박탈했다”며 “우리는 그걸 되찾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정권 때 베네수엘라가 유전을 국유화했을 때 현지에 투자한 미국 기업들이 봤던 손해를 보상받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혔습니다.

이 대목에선 미국의 이라크전쟁(2003~2011) 모습도 살짝 엿보입니다. 당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테러단체 지원이었습니다. 대량살상무기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맷 데이먼이 주연한 ‘그린 존’(2010)이란 영화에 잘 묘사돼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석유업계를 위해 전쟁을 벌였다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왜?라는 의문에 대해선 어느 정도 답을 얻었습니다.

이젠 파급력을 봐야겠죠. 미국의 군사력 과시에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 충격의 성격과 밀도가 국가에 따라 다르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우방이라면 미국이 ‘얼마나 센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공짜는 없었습니다. 미국이 지나치게 힘을 과시한 부분에 대해선 살짝 눈을 감아야 했습니다.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국가들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특히 북한이 과민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돼 압송되는 모습을 목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체제를 지키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핵 무력에 더 집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무력시위도 벌였습니다.

상황이 더 꼬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국제법 위반 논란을 두고 대만을 노리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신들의 침략적 행위를 정당화할 기회로 삼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가 힘의 논리에 따라 아수라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천조국 한 방을 살펴봤습니다.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확대될지, 진정될지 단 한 사람을 빼곤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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