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경찰 수사 한 달…남은 수사는?

최혜림 2026. 1. 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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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은 피의자와 참고인만 서른 명이 넘고, 검찰과 합동수사단을 출범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내용 함께 짚어 볼 사회부 최혜림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지난해 말부터 통일교 관련 보도가 많이 나왔었는데, 이 의혹이 언제 처음 불거졌는지부터 얘기해볼까요?

[기자]

지금으로부터 5개월 전, 그러니까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가야하는데요.

과거 통일교의 세계본부장직을 맡았던 윤영호 씨가 민중기 특검의 수사를 받을 당시 '여야 정치인에 금품을 줬다'고 말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이렇게 세 명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건데요.

전재수 의원에는 현금 2천만 원과 명품 시계를 줬다는 등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했습니다.

다만 특검에선 해당 진술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지난달 초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습니다.

[앵커]

사건을 넘겨받자마자 경찰이 발빠르게 수사에 나섰던 것 같아요?

[기자]

네, 당시 상황을 보면요,

지난해 김건희 특검팀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구속시킵니다.

그래서 윤 전 본부장의 이 진술 내용이 알려지기 전에는 통일교 의혹은 국민의힘 인사만 관련이 돼있다고 여겨졌던 건데, 갑자기 민주당 의원, 그것도 당시 해수부 장관인 전재수 의원 이름이 나온 거죠.

의혹이 불거질 당시 미국 출장 중이었던 전 의원은 귀국 하자마자 장관직에서 사퇴한다고 했고, 경찰 수사도 빨라졌습니다.

지난달 15일 통일교의 본산인 경기도 가평의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의 통일교 한국본부 등 10곳을 압수수색했고요.

윤 전 본부장이 지목한 여야 정치인 3명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자택과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압수수색 나흘 뒤에는 전재수 의원을 소환해 금품 수수 정황을 집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서두른 배경엔 공소시효도 있는데요.

전 의원이 금품을 받은 걸로 의심되는 시기는 2018~2020년 사이로 추정돼,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인 7년이 임박했거나 지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세 사람은 금품 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데, 실제로 의심되는 정황들은 발견이 됐나요?

[기자]

KBS가 확보한 통일교 내부 문건에는 이들 의원을 대상으로 한 '로비'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우선 전재수 의원은 2019년 1월 '특별보고' 속 'TM 일정'에 날짜와 함께 이름이 언급돼 있습니다.

TM은 트루 마더, 참어머니로 불리는 한학자 총재를 의미하는데요.

경찰은 천정궁 출입 기록을 확보해서 당시 전 의원이 실제로 한 총재를 만났는지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통일교 측이 천만 원을 들여 전 의원의 책 5백 권을 구입한 내부 회계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전 의원은 '출판사를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됐다'고 해명했지만, 뇌물로도 해석할 수 있어 경찰이 구매 경위를 조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전 의원 말고 다른 전현직 의원들이 지원받았단 보도도 당시에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2018년 네팔에서 통일교 행사가 열렸는데, 여기에 임종성 전 의원과 김규환 전 의원 등 정치인 5명이 참석합니다.

KBS 확보한 통일교 내부 문건을 보면, 통일교 측이 이들에게 항공료 천 5백만 원 가까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2016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통일교 행사에는 임종성 전 의원이 참석하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로, 통일교 측에서 참석자들의 항공료 852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두 문건 모두 윤영호 전 본부장이 결재 라인에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금품 수수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는 통일교 간부가 있다고 하던데,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워싱턴 행사에 참석해 항공료 지원을 받았던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이 이번 의혹의 '키맨'으로 꼽힙니다.

송 전 회장은 통일교 산하단체인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과 피스로드재단의 간부직도 겸하며 정치인을 접촉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여야 정치인 10여 명에게 약 100만 원씩 정치 후원금을 주고 통일교로부터 이 후원금을 돌려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치자금법 31조는 법인 또는 단체가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서, 일종의 '차명 후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은 첫 압수수색 때 송 전 회장이 몸담았던 산하단체들을 압수수색했고요.

후원금 영수증도 확보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집중 수사했습니다.

[앵커]

경찰이 이렇게 수사 속도를 내서 주요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를 했는데 검찰은 좀 판단이 달랐어요?

[기자]

경찰은 수사 시작 19일 만에 일단 여러 의혹들 가운데, 앞서 말씀드린 '차명 후원' 사건만 검찰로 넘겼습니다.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회장 등 통일교 핵심 관계자 4명을 송치한 겁니다.

하지만 검찰에선 송치 다음 날 송 전 회장만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선 보완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이 차명 후원을 서로 보고하고 지시하는 '공모 관계'였는지, 수사가 더 필요하단 취지였습니다.

다만 송 전 회장이 기소돼 공범인 한 총재 등 3명의 공소시효가 함께 정지돼서 경찰로서는 수사할 시간을 좀 더 확보한 셈입니다.

[앵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데, 경찰이 어떤 내용 들여다보고 있나요?

[기자]

경찰은 통일교 내부에서 회계를 담당했던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에서 재정국장을 맡았던 윤영호 전 본부장의 부인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요.

송 전 회장과 함께 대관 업무를 했던 실무자들이 차례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통일교 로비의 핵심 고리로 지목되는 게 한일해저터널 사업 청탁인데, 이 사업의 주관단체인 세계피스로드재단 관계자들도 여러 명 불러 조사했습니다.

어제 기준, 경찰이 조사한 피의자와 참고인은 33명에 달합니다.

경찰은 조만간 검찰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혜림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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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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