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만 간다" 2026 동남아 여행 트렌드… 뜨는 푸꾸옥·마나도 vs 지는 캄보디아

김다미 기자 2026. 1. 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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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태·고환율 겹치며 흔들린 동남아
여행 트렌드 변화에 테마·체험형으로 탈바꿈

아웃바운드 동남아 시장에서 2026년은 '재정비의 해'다. 지난해 동남아는 안전 이슈와 고환율이 겹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새해에는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안전성 확보와 상품 차별화 전략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할 전망이다.

시험대에 오른 동남아

동남아 시장은 가성비와 촘촘한 항공 스케줄을 기반으로 탄탄한 수요를 이어왔지만, 2025년 하반기 들어 안전 리스크와 고환율이 맞물리며 주춤하는 분위기다.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수준까지 치솟고 바트·동·페소 등 동남아 주요 통화 가치도 함께 올라, 지상비를 달러로 결제하는 랜드사와 여행객의 여행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캄보디아 사태까지 겹치며 동남아 여행 전반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고, 그 결과 11월 인천공항을 통해 동남아를 오고 간 탑승객 수는 약 157만명(인천공항공사 기준)으로 전월 대비 11.6% 감소했다. 최근 태국-캄보디아 접경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한층 민감해지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의 가파른 성장도 더해지며, 2026년은 동남아 여행 시장에 있어 도전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흐름이 2026년 전체 수요를 구조적으로 꺾기보다는, 여행객의 '선택 기준'을 바꾸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검증된 리조트, 안전한 동선, 공항 픽업, 현지 대응력 등 '안전'이 상품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더 강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직격탄을 맞았다. 2025년 10월 한국인 납치와 감금, 범죄의 온상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이어지며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작년 10월 수도 프놈펜 등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가 12월 '여행자제'로 하향 조정했다. 통상 겨울에는 캄보디아 전세기 상품이 활발하게 운영됐지만, 이번 동계 시즌에는 부정적 이미지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세기 운항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여행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인천공항 통계에 따르면 인천-캄보디아 노선 승객 수는 2만3,206명으로 전월대비 5.3%, 전년동월대비 21.4% 감소했다. 작년에는 가을부터 상승세를 타며 1월에만 5만명 가까이 승객을 운송했지만, 올해는 전세기 취소 영향으로 4만명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캄보디아 이슈는 '특정 국가 회피'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 전반의 치안 불안 우려를 자극했다. 베트남·태국 등 주요 목적지도 심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되기는 어려웠다. 필리핀에서도 한국인 대상 범죄 사건이 잇따르며 안전 우려가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계 시즌 인천-세부 노선 운항을 중단할 예정인데, 이는 필리핀 수요 둔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필리핀은 2026년 보홀을 제외하면 시장 전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선이 제한적이고 상품 라인업도 타 동남아 대비 다양하지 않다. 세부·보라카이의 체감 선호도도 예전 같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세부 수요 반등 여부가 필리핀 전체 시장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베트남은 큰 변화 없이 수요가 유지될 전망이지만, 고환율·경기 불황 영향으로 여행객의 예산·일정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다낭·나트랑·푸꾸옥 등 검증된 휴양지로 더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그중 푸꾸옥은 지난 겨울부터 가족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고, 신규 호텔 공급이 이어지면서 가성비 휴양지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베트남 전문 여행사 피크타임 관계자는 "취향·체험형 여행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고, 다낭·나트랑·푸꾸옥은 항공 공급도 안정적이어서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목적지로 달랏·꾸이년·무이네 등에 관심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마나도는 동남아 신흥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동계 시즌 인천–마나도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접근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마나도는 보홀·보라카이가 대중화되기 전의 분위기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이 10월까지 운항 예정이며, 운수권 취득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송출객 감소를 비교적 잘 방어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시아 내 대표적인 선진 관광국으로 안전성과 콘텐츠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점이 강점이다.

한편 대만의 경우 2025년과 비슷한 수요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 정부가 한국의 전자입국신고서 표기 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 현재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에는 대만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돼 있는데, 대만 정부는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와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전문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은 이 이슈가 확산될 경우 비자 부활 등 규제 강화로 이어져 여행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대만 인바운드 시장에서 한국은 주요 시장이어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캄보디아 이슈는 '특정 국가 회피'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 전반의 치안불안 우려를 자극했다 /여행신문CB

테마 여행으로 취향 저격

경험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업계는 상품 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여행사들은 동남아 수요가 흔들린 배경에 안전 이슈뿐 아니라 과도한 옵션·쇼핑 중심의 일정에 대한 피로도도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현지 라이프스타일 체험을 강화한 상품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저가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하나팩2.0으로 패키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현지투어 플러스를 기반으로 공항·시내 라운지, 호핑투어 등 FIT 결합형 상품을 다양화해 차별화를 꾀한다. 노랑풍선은 '안전한 여행'과 '노 스트레스'를 키워드로 상품 전략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상품군 'TOP PICK'의 확장으로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세대별 취향에 맞춘 상품도 확대한다. 모두투어는 자유여행과 패키지 수요가 공존하는 시장 특성에 맞춰 웰니스 휴양,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을 높이고, 교원투어는 2030세대를 겨냥한 사파 체험형 상품을 올해 새롭게 선보여 모객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피크타임도 베트남 휴양지 상품에 로컬 문화·야시장·미식 등 현지 라이프스타일 체험 요소를 결합한 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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