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한다더니 빈집…허위 갱신거절에 법원 “임차인에 이사비 등 손해배상”

김현수 기자 2026. 1. 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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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률구조공단 전경. 대한법률구조공단 제공

임대인이 실제 거주할 의사 없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경우, 임차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민사4부는 지난해 11월 20일 임대인 B씨가 허위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해 임차인 A씨에게 손해를 입혔다며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등 166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으나, B씨는 본인 또는 직계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할 예정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에 A씨는 다른 집을 구해 이사해야 했다.

그러나 이사 이후 A씨가 확인한 결과 B씨는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고, 전기·수도 사용량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퇴거한 지 3개월 뒤에는 해당 주택이 월세 매물로 광고되기도 했다.

A씨는 허위 실거주를 이유로 한 계약갱신 거절로 불필요한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등을 지출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1심에서는 패소했다. 이후 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아 항소심을 진행했다.

항소심에서 쟁점은 B씨가 실제 거주 의사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는지, 제3자에게 임대하지 않은 경우에도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하는지, 임차인이 주장한 손해와 갱신 거절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였다.

공단은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는 임대인 본인이 입증해야 할 사항이라며, 전입신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전기·가스 등 사용량이 적은 데다 임대 매물 광고까지 이뤄진 점을 들어 실거주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매물 광고는 공인중개사가 동의 없이 올린 일방적인 행위였고, 제3자에게 임대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배상 책임은 없다고 항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허위로 갱신 거절 사유를 통지한 것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맡은 윤인권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주택을 비워두었더라도 실제 거주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공단은 앞으로도 임차인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법률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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