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판 흔드는 AI 격돌…시리·빅스비 진화

스마트폰을 둘러싼 인공지능 경쟁이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새해를 기점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폰 위에서 벌어지는 글로벌 AI 전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AI 비서 시리의 성능을 대폭 강화하며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와의 결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제미나이 의존도를 낮추고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AI 플랫폼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AI 전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애플 아이폰에서 '제대로 된 AI 경험'이 구현될 수 있느냐다. 애플은 2024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자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시리와의 통합을 예고했지만, 출시 지연과 완성도 논란으로 AI 경쟁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머신러닝과 AI 전략을 총괄하던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을 교체하며 AI 사업 재정비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시리가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글과의 AI 협력 관계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봄 출시가 예상되는 차세대 시리에 구글의 AI 모델을 적용하는 대가로 연간 약 10억달러, 한화로 약 1조4000억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매개변수 1조2000억개 규모로, 기존 애플 인텔리전스가 사용하는 1500억개 모델보다 약 10배에 달하는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는 "2026년은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혁명에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AI 전략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와의 협업으로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려온 삼성은 AI 비서 빅스비에 생성형 AI 플랫폼 퍼플렉시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TV에 퍼플렉시티 앱을 선보였고, 빅스비가 이용자의 질문을 퍼플렉시티에 전달해 생성형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CES 2026에서는 냉장고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의 대화형 기능에도 빅스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검색·이미지 생성 등 기능에서는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한편, 스마트폰과 가전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 영역에서는 빅스비를 중심으로 자체 생태계를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 제조사이기도 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가전까지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경쟁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며 "퍼플렉시티와의 연합은 빅스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