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보다 마두로 심복... CIA, 두 여인 운명 바꿨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파트너로 ‘마두로 심복’ 선택에 큰 몫
트럼프도 1기 때 美 지원에도 성과 못낸 야권을 ‘패배자’로 인식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를 이끌 적임자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민주투사 마리아 코리아 마차도가 아니라 마두로의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를 택한 데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보고서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CIA는 니콜라스 마두로의 체포ㆍ실각 이후에 베네수엘라에서 단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에는 석유 산업과 관련해 기술ㆍ전문직 관료 경력도 있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비밀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으며, 소수의 고위 행정부 관리들도 이를 공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기 행정부 때에 마두로의 대선 부정 이후에 들고 일어난 베네수엘라 야권이 예상보다 효율적인 반대를 전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매우 품위있는 여성”이라고 말하면서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존중과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 앞으로 ‘선거’가 있을지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미국의 확실한 영향권 하에 있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작전 이후의 시나리오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CIA에 분석을 의뢰했고, 이 결과물을 놓고 토론이 전개됐다.
독재자 마두로의 축출 이후, 오히려 마두로의 최측근 손을 들어준 트럼프의 선택에는 이러한 CIA의 결론과 트럼프 개인의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단기적 안정은 군과 기타 엘리트 집단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후계자가 돼야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CIA 보고서는 또 베네수엘라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과도적 지도자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부통령)과 함께, 기존 마두로 권력 체제를 지탱하는 두 핵심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을 ‘파워 브로커’로 지목했다.

각각 경찰과 군을 장악한 두 사람은 어떠한 권력 이양 시도도 무력화(無力化)할 수 있다. 다만 두 사람은 모두 마두로와 마찬가지로 미국 법정에 형사 기소돼 있는 상태라,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의 4배 면적에 달하는 베네수엘라(91만6000여 ㎢)에 지상군을 보내 평정에 나서지 않는 한, 이들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CIA 보고서는 또 기존 마두로 체제와 마약 밀매 네트워크가 여전히 강고한 상황에서, 2024년 대선에서 실제로는 큰 차이(야권과 서방 분석 37% 포인트)로 이겼다고 판단되는 에드문드 곤잘레스 전 국회의장이나 야권 지도자인 마차도가 베네수엘라가 확고한 기반과 정통성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트럼프가 로드리게스를 과도정부 수반으로 선택하면서, 트럼프에 공개 구애에 가까운 칭송을 쏟아낸 마차도와 베네수엘라 야권은 큰 충격과 실망을 겪게 됐다.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수상 이전부터 미국의 군사작전을 열렬히 지지했고, 이 탓에 “자국에 대한 외부세력의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이 평화상을 받을 수 있느냐”는 비판까지 받았다. 마차도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이 트럼프 덕분이라며 “우리의 대의를 향한 그의 단호한 지원”에 이 상을 헌정한다며 트럼프를 칭송했다.
마두로 체포 이후에는, 베네수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2024년 대선 후보였던 곤잘레스와 더불어 기자회견을 했다.
군사작전 성공 이전까지만 해도, 트럼프와 핵심 측근들은 공개적으로 마차도의 야권 운동을 권력 이양의 최적 대안인 것처럼 띄웠다.
1월에도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마차도가 “베네수엘라인들의 목소리와 의지를 평화적으로 표현했다”고 칭찬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마차도를 “수년간 여러 차례 대화해 왔다”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베네수엘라 야권이 2024년 대선 부정 이후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국영석유회사(PDVSA)를 광범위하게 제재하고 외교적 고립을 시도했지만, 베네수엘라 군도 국민도 봉기하지 않았다.
결국 현재의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 정권에 유착된 보안기구, 마약 밀매집단, 정치적 반대세력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정통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남미 정책을 총괄했던 후안 크루즈는 WSJ에 “트럼프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베네수엘라 야권을 패배자로 본다. 그들은 인상적이지도 못했고, 기대에도 못 미쳤다. 왜 그들에게 권력을 넘기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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